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연일 여론조사 결과가 조작이라며 응징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빠지고 상승 국면에 놓인 홍 후보가 기존 여론조사 불신 프레임을 내세워 보수층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는 29일과 30일 사이 4차례에 걸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하게 여론조사를 불신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홍 후보는 "제가 집권하면 정당의 후보를 정할 때 하는 모든 여론조사 규정은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정작 홍 후보는 자유한국당 본 경선에서 당원과 시민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로 발탁된 바 있다.

심지어 홍 후보는 "국정여론조사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이 돼도 국정운영 소통에 필요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홍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여론조사업체로부터 부당한 제안을 받은 일화를 털어놨다. 홍 후보는 "2011년 7월 당내 대표경선 때 어느 여론조사기관으로부터 3억만 주면 10퍼센트 정도는 이쪽저쪽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제의를 받은 일이 있다"며 "단호히 거절했는데 다른 후보와 연합을 했는지 투표 하루 전 그 회사가 실시해서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니 0.1퍼센트 차이로 초박빙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이튿날 발표된 투표결과는 7.7퍼센트라는 큰 차이가 났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4월 총선당시에도 "선거운동직전 여론조사에서 무려 제가 32퍼센트나 진다고 발표 했는데 선거결과1.2퍼센트 이겼다"며 "특정집단으로부터 돈 받고 여론조사결과를 조작하는 방법을 나는 다 알고 있다. 경남지사할 때도 응징하여 문 닫게 한 일도 있다. 국민여론을 조작하는 이런 기관은 집권하면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의 여론조사업체 응징 입장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양강구도 대결 여론조사 지지율을 부정하고 최근 자신의 지지율이 상승국면에 놓여 있는 상황을 적극 활용해 여론조사공표금지 기간 보수층에 결집을 호소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 후보는 "좌파들은 마치 문의 당선을 기정사실로 해놓고 안과 2등싸움을 하는것처럼 여론조사조작을 하여 이를 언론에 흘리고 있다"면서 "탄핵때는 모든 언론이 그렇게 해서 국민들을 속였지만 이번 대선때는 다르다. 국민들이 속지 않는다.이미 한번 속아보았기 때문에 일부 신문,종일 편파방송만 일삼는 일부종편,일부 공중파 방송,일부여론조사회사, 이모든 것은 5/9이후에는 모두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숨은 민심은 홍준표"라고 주장했다.

또한 홍 후보는 "초반의 불리를 딛고 급속히 따라붙어 이제 양강구도를 형성했다"며 "이 추세라면 곧 막판 대역전이 눈앞에 보인다.하루 하루 지날수록 급속히 세상이 달라짐을 피부로 느낀다"고 밝혔다. 여론조사를 믿지 못하겠다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자신의 지지율을 강조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이다.

홍 후보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어제부터 양자구도로 갔는데 아직도 여론조작하는 여론조사기관은 모후보 집권을 돕기 위해서 여론조작을 하고 있다. 집권하면 경남지사때 했던 방식대로 이 회사는 반드시 응징하겠다"며 "아마 이 회사는 모후보 집권시 엄청난 금액의 국정여론조사를 독점하기 위한 음모로 보이는데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까지 그럴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정치공세에 가깝다.

CBS 노컷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7일과 29일 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23명을 상대로 지지도를 물은 결과 문재인 후보는 42.6%%를 기록했고 안철수 후보는 20.9%, 홍준표 후보는 16.7%로 나왔다.

홍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 맞지만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안철수 후보와의 격차를 줄였을 뿐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에 놓였다고 보긴 어렵다.

홍 후보는 자체 여론조사에서는 문 후보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특정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앞으로도 여론조사 업체와 지지율 추이 등을 언급하지 않는 선에서 법적인 문제를 피하고 자신이 여론조사의 피해자라는 입장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보수층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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