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선 공약집을 발표했다. 문 후보의 공약은 크게 4대 비전과 12대 약속, 201개의 실천약속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를 위해 5년 간 모두 178조원 가량의 재원이 필요하다.

문재인 후보 측이 28일 발간한 387페이지 분량의 공약집인 ‘나라를 나라답게’에는 자세한 공약 내용과 필요한 재원을 밝히고 있다.

문 후보가 내건 4대 비전은 △촛불 혁명의 완성으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더불어 성장으로 함께하는 대한민국 △평화로운 한반도 안전한 대한민국 △지속가능한 사회 활기찬 대한민국 등이다.

네 가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문 후보는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 △공정한 대한민국 △민주·인권 강국 대한민국 △일자리가 마련된 대한민국 △성장동력이 넘치는 대한민국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대한민국 △출산·노후 걱정없는 대한민국 △민생·복지·교육 강국 대한민국 △강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 △안전한 대한민국 △지속가능하고 성평등한 대한민국 △문화가 숨 쉬는 대한민국 등의 12가지 약속을 걸었다.

수백개에 달하는 공약들 중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등 이명박·박근혜 9년 집권기 동안의 적폐청산을 공약집 가장 앞면에 배치했다.

문 후보는 ‘적폐청산특별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정농단을 야기한 각종 적폐를 분석하고 공작정치 등 특검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조사와 진상 규명 및 보충 수사를 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또한 부정축재 재산에 대한 국가귀속 추진 등 후속조치 및 관련 사안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문 후보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산과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도 약속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포커스뉴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사진=포커스뉴스
경제 분야에서 논란이 불거졌던 기존 순화출자 부분은 단계적으로 해소하고, 법인세 명목세율은 재원 부족 시 법인세 최고세율을 원상회복하겠다고 했다.

언론의 자유와 독립을 회복하겠다는 공약도 있다. 문 후보는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보도·제작·편성권과 언론사 경영의 분리·독립 △편성위원회를 방송사업자와 취재·제작·편성부문 종사자 대표가 동수로 추천하는 위원으로 구성하는 등의 보도와 제작, 편성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공약을 냈다. 

종합편성채널과 지상파 방송을 동일하게 규제하는 체제로 전환하고 이명박 정부 및 박근혜 정부에서 억울하게 해직·정직 등의 징계로 탄압받은 언론인에 대한 명예회복·원상복귀 및 언론탄압 진상규명 등을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언론 분야 공약으로는 △종편·보도전문채널·유료방성에 시청자위원회 설치 및 위상 강화와 시청자 권익보호 전담기구 신설 △지상파 방송 및 유료방성에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 편성 확대 △미디어 교육 활성화 추진 △시청자 참여하는 ‘수신료위원회’ 설치 △지역 방송 활성화와 지역신문 지원 확대 △미디어 산업 성장과 시청자 선택권 강화 등의 공약들이 언급됐다.

민주·인권 회복을 위한 공약으로 △국가권력의 불법사찰을 근절하고 국가폭력 피해자 지원 △못다한 과거사 진상규명 완수 △개인·신용·통신정보 촘촘한 그물망으로 안전히 보호 △인터넷 상 익명 표현의 자유 보장 토대 마련 등을 공약으로 냈다.

권력기관 개혁 방안으로는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국정원 국내정보업무 폐지 후 해외안보정보원 개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정부청사 이전 △대통령 24시간 공개 등을 약속했다.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 △공공부문 중심 일자리 81만개 창출 △실노동시간 단축 등 일자리 나누기로 일자리 50만개 창출 △성별·연령별 맞춤형 일자리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주거 문제 해소 공약에는 △공적 임대주택 매년 17만 호씩 공급 △신혼부부 주택 지원 △청년 임대주택 30만실 공급 △저소득 서민에 대한 주거급여 확대 등 주거복지 확충 △10조원대 규모 도시재생 뉴딜로 노후주택 지원 및 생활여건 개선 △세입자 전월세 부담과 이사 걱정을 덜 수 있도록 집주인과 갈등 없는 사회통합형 주거정책 등이 포함됐다.

문 후보는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연 평균 35조6000억원, 5년 간 총 178조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문재인 후보의 공약에 대해 문재인 후보의 공약 중 재원 마련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지난 28일 출연해 “아마도 경기부양 정책과 관련돼서 가장 강력한 형태로 내놓은 것은 아마 문재인 후보 쪽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면서도 “자연 세수 증가분하고 재정 부분의 효율을 정비하겠다는 것인데 사실 이런 경우는 지난 박근혜 정부 때에도 사실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는 세금을 늘리지 않고 조달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유승민 후보도 지난 28일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토론회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문 후보의 공약은 일자리를 거의 대부분 세금으로 하는 일자리”라며 “세금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했다.

특히 이번 공약집에서 문재인 후보는 19대 대선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공약을 발표하면서도 ‘득표활동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세율 인상의 구체적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이어 “어떤 국민도 자신이 세금을 더 내게 될 것이라고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논란이 불거지자 윤 본부장은 “국민 생활과 밀접히 연관된 세제 개편과 관련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게 부적절했다”며 유감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