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아들 문준용씨에 대한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문준용씨가 채용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 이외에도 한국고용정보원에서 근무할 당시 특혜를 받았다는 게 국민의당의 주장이다. 하지만 고용정보원 측과 입장이 엇갈려 진실공방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주승용 공동선대위원장과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후보의 아들 문준용씨에 대한 특혜채용 의혹을 주장하며 문재인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의당의 주장은 이렇다. 문준용씨는 2007년 1월7일 고용정보원에 채용된 이후 8일부터 노동부 산하 종합직업체험관설립추진기획단에 파견근무 발령을 받았다. 고용정보원의 상급기관인 노동부에 파견됐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상급기관에 파견되는 것은 업무에 능숙한 고참 직원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례적이라는 게 국민의당 주장이다.

또한 문준용씨가 당시 노동부 종합직업체험관설립추진기획단에 파견된 2007년 1월24일이후 실제로는 근무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당시 단장을 맡았던 인물의 증언에 따르면 고용정보원에서 파견나온 이들은 전문연구원 두 명 이외에는 없었다는 것이다. 문준용씨가 노동부로 파견 발령이 났음에도 발령받았던 직업체험관설립추진기획단에서는 근무하지 않았다는 것. 국민의당은 고용정보원에서도 근무하지 않았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하지만 고용정보원 측은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고용정보원 측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TF팀에 속해있다고 해서 그쪽 업무만 하는 것은 아니고, 원래 속해있던 고용정보원 팀에서 맡은 취업콘텐츠 관련 업무도 병행했다”며 “(문준용씨와 함께 일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관계자의 증언이라고 하지만, 함께 일했다고 말하는 사람의 증언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권재철 당시 고용정보원장도 통화에서 “노동부가 고용정보원에 빨리 파견을 보내달라고 해서 고용정보원에서는 두 명이 파견을 갔는데, 문준용 씨는 고용정보원 내부에서 근무하면서 지원업무를 맡았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준용씨는 TF팀) 회의에 세 차례 정도 참여했고 수습직원이라 업무를 잘 모르니 파견은 못 가고 고참들이 파견을 갔다”고 말했다.

고용정보원이 28일 내놓은 해명자료에는 고용정보원이 문준용씨를 노동부 종합직업체험관설립추진단으로 파견근무 발령한 것은 1월8일이다. 또한 노동부는 1월22일 고용정보원 측에 종합직업체험관 컨텐츠구성TF팀 구성을 협조요청한다. 자료에 따르면 해당 TF팀 구성원 중에 한 명으로 문준용씨가 포함돼있다.

▲ 고용정보원에서 해명자료로 내놓은 문서 일부. 문준용씨가 실제로 근무했다는 고용정보원의 종합직업체험관 컨텐츠구성TF팀 관련 자료. 출처=고용정보원
▲ 고용정보원에서 해명자료로 내놓은 문서 일부. 문준용씨가 실제로 근무했다는 고용정보원의 종합직업체험관 컨텐츠구성TF팀 관련 자료. 출처=고용정보원
또한 고용정보원 측에 따르면 1월23일 내부 결재가 된 ‘워크넷 및 청소년 워크넷 개선사항 검토보고’라는 기안서가 있다. 해당 기안서에는 당시 고용정보원 원장에게 문준용씨가 1월19일에 개선사항을 구두보고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문건에 대해 고용정보원 측은 “고용정보원에서 원래 속해있던 취업 콘텐츠 관련 업무보고”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주장처럼 문씨가 아예 고용정보원에서 일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국민의당 입장은 이와 다르다. 국민의당은 당시 TF 단장이 증언한, 고용정보원에서 파견나온 인물들에 대해 정확하게 두 명이었고 전체 팀원이 총 10명 내외라고 설명한 부분은 노동부 산하의 직업체험관설립추진단 운영과 관련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고용정보원 측이 해명 자료로 내놓은 건, 노동부 산하가 아닌 '고용정보원 내부'에서 운용한 직업체험관설립추진단 TF팀과 관련한 설명이고, 이 TF팀에서 문준용씨가 근무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문준용씨가 노동부에 파견나가서 근무한 흔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성호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은 “기안서가 실제로 있다면 (언론에 배포한) 해명자료에 내라고 했는데 내지 않았다”며 “고용정보원 내부 TF팀 구성했다고 하는데 이건 서류상으로만 돼있는 부분이고 실제로 고용정보원에 근무했다는 어떤 근거도 내놓고 있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문준용씨 채용 관련 내부 문서를 폐기했다고 지목된 최아무개 팀장(현재 기획조정실장)을 28일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최 아무개 팀장이 당시 문준용씨 채용 관련 문서를 모두 파기했다는 걸 직접 들었다고 증언한 한국고용정보원 전직 간부 출신 모 인사의 녹취록이 있다고 밝혔다. 

김인원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은 “최 실장의 문서파기는 고용정보원 내부 규정을 위반한 행위로서 최 실장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이는 문준용의 특혜채용을 은폐하기 위해 고용정보원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아무개 실장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응시원서에 붙어있는 자기소개서만 파기한 것”이라며 “(채용 관련 문건을 모두 파기했다고 하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국민의당 측에 관련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문준용씨 역시 고발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사기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라며 고발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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