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재 바른정당 의원이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단일화를 압박하기 위해 첫 탈당이라는 총대를 멨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재 의원은 본래 자유한국당과 정체성이 맞는 인물이라고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의원은 28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 단일화만이 좌파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오늘도 유승민 후보가 단일화 안 한다고 하니 나가서 보수 대통합에 불쏘시개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탈당하면서 바른정당 현역 의원은 32명으로 줄어들게 됐다. 문제는 이 의원 탈당을 시작으로 연쇄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바른정당에서 단일화를 요구하는 단일파 20명에 속한 의원이다. 이 의원 탈당한 후 이들의 탈당이 연쇄적으로 이뤄지면 사실상 단일화 압박 강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유 후보는 단일화 요구에 더해 당세가 줄어드는 현실을 지켜봐야 한다.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유 후보 측이 이 의원의 탈당을 강도 높게 비판한 배경에는 추가 탈당에 대한 단속의 의미가 있지만 연쇄 탈당을 막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분노로도 읽힌다.

▲ 이은재 바른정당 의원이 4월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을 탈당,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 이은재 바른정당 의원이 4월2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바른정당을 탈당,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지상욱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그 분은 새로운 보수의 길을 가기엔 준비가 안된 분"이라며 "등 따듯하고 배부른 '썩은 집'으로 돌아겠다는 의미다. 가는 사람 안 잡고, 오는 사람을 막을 수 있느냐"고 말했다.

지 대변인은 특히 "바른정당과 한국당의 이념과 가치가 다를 것이 없다"는 이 의원의 입장에 대해 "그렇다면 한국당을 갈 이유가 있느냐. 논리상 맞지 않다. 언제는 바른정치, 새로운 보수를 하자고 왔는데 떡고물이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이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21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도 도마에 올랐다.

이 의원을 포함해 바른정당 전현직 여성 의원들은 "지난 며칠 간 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바닥을 치는 자질 부족 대선 후보의 발언이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성폭행 모의 홍준표 후보는 즉각 사퇴하라"는 강도 높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한 "홍준표 후보는 대선후보가 아니라 검사출신으로서는 물론,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한 인간으로서도 자질 부족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홍준표 후보는 더 이상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선언하며, 즉각적인 후보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후보 자질 부족을 질타하며 사퇴하라고 촉구해놓고 자질 부족 후보가 있는 당으로 입당한 셈이다.

이 의원 탈당에 관심이 폭주하는 건 이 의원의 '막말' 등 개인적 전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한 몫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조희연 교육감에게 "MS 오피스를 왜 MS에서만 샀냐"는 황당한 발언을 한 뒤 사퇴하라고 호통을 치면서 누리꾼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또한 지난해 8월에도 누리과정 지원안 처리에 불만을 제기하며 유성엽 교문위원장을 향해 사퇴하라고 소리치면서 공방이 일었다. 이 의원은 '기승전 사퇴하세요'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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