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탄핵 반대세력과 계파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후보와 함께 개혁공동정부를 위한 준비위원회에서 활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반대세력, 계파패권주의 세력은 미래로 나가는 정부를 가질 자격이 없다”며 “이번 대선을 통해 낡은 정치세력은 역사 속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과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들과 함께 통합정부 추진을 위한 준비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자신이 집권하면 △제왕적 대통령제 개선 위한 청와대 개혁 △검찰·경찰·국세청·국정원 등 ‘국민 권력 기관’의 국민 봉사기관화 추진 △국회와 국정 주요과제 상시 협의 등을 이루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 후보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정수석실이 맡고 있던 인사검증 역할은 다른 수석실로 이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친인척 관리를 위해 특별감찰관 제도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은 비서동으로 옮겨서 국정 운영에서의 소통을 늘리겠다는 방향도 밝혔다.

안 후보는 또한  개혁공동정부가 나아갈 방향으로 국회와의 협치를 통해 △국가대개혁위원회 설치로 대통령과 정부, 민간이 국가과제 논의 및 제안 △국회대표와의 원탁회의 상설화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제를 통해 국가개혁과제 내각 주도 △정당 간 상설협의체 설치와 국무총리실의 국정과제실 설치로 국가 개혁과제 이행과정 상시 보고 △권력구조·선거법·기본권·지방분권 등 개헌 추진 △정부 미래일자리 위원회 설치 등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는 책임총리는 각 정당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지명하며, 만약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이 합의해서 추천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 참석해 손을 들어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국민승리유세에 참석해 손을 들어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날 안 후보의 기자회견문을 보면 문재인 후보 측을 ‘패권주의 세력’으로 규정하며 ‘낡은 정치’ 프레임으로 비판하는데 무게중심을 뒀다. 바른정당 등과 통합의 키워드를 꺼내면서 자연스럽게 ‘미래’를 바라보며 안정적인 차기 정부 운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향후에도 안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낡은 정치 세력’이라는 비판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요구는 정치 유불리를 넘어서 헌법 가치를 실현하고 대한민국을 미래로 전진시켜달라는 것”이라며 “보수와 진보 대결을 넘어서 통합의 미래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이념과 지역에 얽매인 정치 기득권 세력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깨라는 것이다. 또한 국가와 국민 위한 개혁과제, 기득권 핑계로 더 미루지 말고 강력히 실천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문재인 후보 측도 통합정부위원회를 구성하고 집권 이후를 바라보며 ‘통합’ 키워드를 내세우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같은 당 내 사람들과 꾸리는 통합정부위원회와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안 후보 측이 김종인 전 대표의 키워드인 ‘개헌’을 통합정부의 추진과제로 내세우며 개헌을 고리로 중간 지대에 속한 인물들을 규합해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개헌에서 임기단축까지도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국회에서 논의하고 결정되는 대로 모두 수용하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28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그제(지난 26일) 아침 김종인 대표와 식사를 하고 그 내용을 안철수 후보와 충분히 토론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김종인 대표는) 내가 새누리당 민주당 당적을 두 번 가졌다. 그런데 이제 이 이상 정치를 할 것도 아니고 새로운 당력을 갖지 않기 때문에 안철수는 돕겠다, 문재인 후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하는 공감대를 가지고 얘기를 하더라”고 밝혔다. 박 대표는 또한 “입당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제가 받은 감으로는 입당은 하지 않고 외곽에서 안철수를 지원한다 이렇게 보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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