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조선일보 청와대 출입 기자를 지냈고 이무렵 박근혜와 주말 테니스를 나눴던 대표적 친박 인사 안병훈 전 조선일보 대표이사 부사장이 최근 회고록 <그래도 나는 또 꿈을 꾼다>(기파랑)를 통해 탄핵국면에서의 언론보도를 비판했다.

안병훈 전 대표이사는 조선일보에서 38년7개월간 일했으며 편집국장 편집인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현재 조선일보 주도로 설립한 통일과 나눔 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재단은 현재까지 3000억 상당의 통일 기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5년 좌편향 된 출판계를 비판하며 출판사 ‘기파랑’을 차린 인사다.

▲ 안병훈 전 조선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연합뉴스
▲ 안병훈 전 조선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연합뉴스
안 전 대표이사는 최근 출간한 회고록에서 박근혜 파면을 두고선 “우리나라가 이제 사회주의 국가가 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었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 일어난 언론과 박근혜 정부와의 싸움에서 언론이 완승을 하는 이변에 대해 한마디 해야겠다”며 박근혜 탄핵과 촛불혁명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권력은 싫으나 좋으나 언론과의 관계를 잘 조정해 가는 것이 기본인데도 박근혜 정부는 싸울 준비도 진용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자신들을 비판하는 메이저 언론에 대해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공언, 적대관계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자멸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조선일보를 겨냥해 부패 기득권 세력이라고 명명했던 청와대의 대응을 ‘메이저 언론’이란 표현으로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안병훈 전 조선일보 대표이사는 이어 “메이저 언론들은 자신들을 적으로 규정한 정부에 대해 최순실이란 무기를 앞세워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에 좌우언론 등 모든 언론이 전례 없이 연대하여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박 대통령은 속수무책으로 국회에서 탄핵소추 되어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이 돼 버린 것이다”라고 적었다.

안 전 대표이사는 “언론은 사실을 조명해야 하는데 사실조명보다는 스스로 열을 받아 대중을 증오 분노케 하는데 열중한 면이 없지 않았다. 대중이 분노하면 정권은 넘어가기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지적에 따르면 박근혜 탄핵은 촛불보다 촛불을 키운 언론이 주도한 결과인 셈이다. 그는 “언론은 (박근혜에게) 완승했으나 상처 또한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수한 오보가 양산되고 이에 책임지는 사례는 전혀 볼 수 없어 언론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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