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7일 ‘동성애 발언’ 논란과 관련해 “아픔을 드린 것 같아서 여러가지로 좀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대는 동성들 간 집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성애가 허용된다면 많은 부작용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재차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5일 토론회에서) 제가 질문받았던 것은 군대 내에서의 동성애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씀 드린 것”이라며 “군대는 동성들 간 집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성애가 허용된다면 많은 부작용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동성애를 성범죄와 구분하지 않는 시각도 드러냈다. 그는 “동성애 강요가 있을 수 있고, 상급자들에 의한 스토킹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이 성희롱, 성추행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적법, 위법의 경계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라며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찬성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인권단체들이 모여 대선토론회에서 불거진 동성애 관련 발언에 대해 규탄하는 '혐오와 폭력에 투표하라는 대선, 이대로는 안된다'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인권단체들이 모여 대선토론회에서 불거진 동성애 관련 발언에 대해 규탄하는 '혐오와 폭력에 투표하라는 대선, 이대로는 안된다'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문 후보는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작년 미국 연방법원이 동성혼 합법화를 판결한 바 있는데 미국 같은 인권 선진국에서도 많은 세월 논란 끝에 드디어 합법화 판결이 나왔는데 그에 비하면 우리 사회에서 동성혼을 적법한 결혼, 합법한 결혼 형태로 인정하는 것은 아직까지 사회적 합의가 모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언젠가 인권 의식이 높아지면 동성혼을 받아들이는 사회로 가야 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앞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특보단 출정식'에서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레인보우 깃발을 들고 어제 토론회에서 발언한 동성혼 반대 입장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앞에서 열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천군만마 국방안보 특보단 출정식'에서 성소수자 인권단체 회원들이 레인보우 깃발을 들고 어제 토론회에서 발언한 동성혼 반대 입장에 항의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그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서도 “국가인권위 법에 포괄적인 차별금지조항이 있다”며 “차별에 대해 강력한 시정을 하려면 차별금지법이라는 일반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한편으로는 차별금지법을 동성혼 합법화하는 법인 것처럼 오해들을 하면서 그것이 많은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며 “차별금지법을 만드는 데도 우리 사회가 국론을 모아 나가고 사회적 합의를 높여야만 가능한 문제”라고 시기상조임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성소수자들이 받은 상처에 대해서는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아직 우리 사회에 성소수자 분들이 많은 차별로 고통을 겪고 있고, 그분들의 성적 지향 때문에 차별 받지 않는, 당당한 자기 세상을 바라고 있다”며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와 정치인으로서의 현실적인 판단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한 발언에 대해 “아픔을 드린 것 같아서 여러가지로 좀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동성애는 허용하고 말고 찬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면서 “각자의 지향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그런 문제다”고 말했다.

▲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인권단체들이 모여 대선토론회에서 불거진 동성애 관련 발언에 대해 규탄하는 '혐오와 폭력에 투표하라는 대선, 이대로는 안된다'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인권단체들이 모여 대선토론회에서 불거진 동성애 관련 발언에 대해 규탄하는 '혐오와 폭력에 투표하라는 대선, 이대로는 안된다'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