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길용 MBC NET 사장이 울산MBC 사장 재직 시절 업무추진비 한도를 수천만 원이나 초과해 쓰며 회삿돈을 배임·횡령한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지난해 12월 윤 사장이 자신의 인사권자였던 안광한 전 MBC 사장을 비롯해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고영주 이사장 등에게 업무추진비가 아닌 법인카드로 수차례 선물을 사서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단독] 울산 MBC 사장, 회삿돈으로 마련한 명품 넥타이·한우는 어디로)

방송문화진흥회와 본사·지역 MBC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윤 사장은 2013년 6월부터 울산MBC 사장으로 있으면서 임원 보수 규정에서 정한 업무추진비 한도를 초과해 사용하다가 본사 감사 과정에서 발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윤 사장이 임기 동안 초과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4500만 원 정도다. MBC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MBC 사장이 법인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는 매월 220만 원이다. 이 밖에도 대외활동비 명목으로 200만 원(세전)을 현금으로 받는다.

그런데 윤 사장은 임기 동안 거의 매월 업무추진비를 초과해서 썼고 많게는 한 달에 650만 원 가까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울산MBC를 퇴직하고 16개 지역MBC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지역 전문 프로그램공급자(PP)인 ‘지역MBC 슈퍼스테이션’(MBC NET) 사장이 됐는데 사규에 따라 울산MBC 업무추진비 초과분을 반납하지 않았다면 업무상 횡령·배임죄가 될 수 있다.

▲ 윤길용 MBC NET 사장(왼쪽)과 안광한 전 MBC 사장.
▲ 윤길용 MBC NET 사장(왼쪽)과 안광한 전 MBC 사장.
아울러 윤 사장의 전임자였던 소원영 전 울산MBC 사장도 3년여 임기 동안 업무추진비를 약 7400만 원 초과해서 쓴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본사와 울산MBC 측은 소 전 사장에게 회수 조치를 하지 않아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윤 사장은 울산MBC 재임 중 김장겸 사장을 포함해 안광한 전 사장과 백종문 부사장, 방문진 고영주 이사장과 김광동 이사, 임무혁 사무처장,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 등에게 지속해서 선물을 보낸 것으로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업무추진비 외 회삿돈을 목적 외로 쓴 것만 2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오늘은 26일 윤 사장에게 이 같은 의혹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와 문자로 수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아울러 안광한 전 사장도 MBC 자회사인 MBC플러스 사장 시절 수천만 원의 외유성 해외 출장을 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MBC를국민의품으로!공동대책위원회’(MBC공대위)는 비위에 연루된 방문진 이사들과 MBC 전·현직 임원들을 형법상 배임·횡령·배임증(수)재죄 등의 혐의로 27일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단독] 안광한 전 MBC 사장 배임·횡령 의혹)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김연국)는 26일 성명을 내고 지난해 12월 이 같은 비위 사실 감사 과정에서 일어난 초유의 감사국 해체 사태에 대해 회사에 철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안 전 사장의 출장 의혹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정기감사에서 지적됐는데 어찌 된 일인지 지난해 12월 안 전 사장은 감사국에 대한 갑작스러운 대규모 인사발령을 단행했다”며 “우리는 당시 사장이던 안씨가 감사 과정에서 자신의 비위 사실이 드러나자 감사를 중단시키고 감사국을 사실상 해체한 것이 아닌지 묻는다”고 밝혔다.

MBC본부는 이어 “공영방송을 바닥으로 추락시킨 장본인들의 범죄 혐의를 더는 묵과하지 않겠다”며 “이들이 공영방송을 장악한 동기는 이쯤 되면 ‘소신’이 아닌 추악한 탐욕으로 보인다. 이제 이들을 심판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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