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후보 캠프가 대선 운동 기조를 대폭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당 경선 과정부터 지난 2차 토론회까지도 주먹쥐고 목소리를 높이는 ‘강철수’의 이미지를 부각하려 노력했지만, 이제부터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포지티브 전략이 안철수 후보에게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전략 선회에 너무 때가 늦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환 국민의당 미디어본부장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철수는 그렇게 카리스마를 만들어 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안철수 카리스마는 단일화는 없다는 태도에서 나온다. 그러면서도 과감한 협치와 연정을 하겠다는 자세에서 나오지, 목소리 높이고 주먹쥐는 데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반성”을 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당 경선 과정부터 ‘루이 암스트롱’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거친 목소리를 내며 단호한 표정으로 불끈 쥔 주먹을 들어올린 모습을 보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강철수’ 이미지가 이제는 안 후보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국민의당) 후보에게 카리스마 있는 후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 그래서 주먹을 불끈 쥐도록 말씀도 드렸고 목소리를 높이라고도 말씀드렸다. 한번 질문하면 끝까지 물고 들어가서 뭔가 끝장내라고도 말씀드렸다. 그것이 국민들이 원하는 강한 지도자상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 국민승리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대구 국민승리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향후 안철수 후보는 TV토론을 포함해 국민들 앞에 나서는 자리에서 ‘강철수’ 이미지보다는 정책대안을 제안하는 '미래' 이미지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JTBC에서 방송된 3차 대선후보 TV토론에서 안철수 후보는 지난 1,2차 토론 때와 달리 네거티브보다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김 본부장은 이에 대해 “어제 하루동안 TV토론에 대해 저와 이용호 단장은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 안 후보 혼자 방향 결정하고 자수성가형으로 돌파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대선 후보 간 TV토론회는 오는 28일과 5월2일로 두 번이면 끝난다. 대선일이 불과 13일 남은 상황에서 지지율 하락세를 크게 반등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당 측은 문재인 후보를 향해 결선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남은 두 번의 토론만으로 이미지 전환에 따른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김영환 본부장은 “결선투표가 있다면 단일화나 연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결선투표를 통해 국민 의사를 받게 된다”며 “결선투표가 어려운 상황이니 결선토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이 국민 선택에 의해 양강구도로 좁혀진 상황이니 두 분이 끝장토론 해야 한다. 안 후보는 토론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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