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군대 내 성소수자 차별과 관련된 아이템을 다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반동성애 단체들이 방송 제작을 중지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지난 20일 “군대를 비롯한 직장 혹은 다양한 모임에서 동성애를 이유로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공식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다. 해당 글에는 ‘#성소수자_차별’이라는 해쉬태그가 붙었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페이스북.
▲ SBS 그것이 알고싶다 공식 페이스북.
이에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대표 주요셉, 이하 반동연)은 23일 방송취지에 반대한다는 요청서를 발표했다. 반동연은 “(해당 방송은) 동성애 편향적으로 보이며, 동성애옹호여론 확산을 목적으로 제작하려는 방송일 거라고 추측할 수 있다”면서 방송 제작 방향 수정을 요구했다.

요청서에서 반동연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반동연은 “동성애자를 성소수자로 호칭하고, 성소수자를 무조건 인권의 시각에서 보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 “동성애는 사회윤리 규범의 문제이며, 군부대 내의 동성애는 후임이나 부하에 대한 성추행·성폭행과 연계돼 있기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공정성 있게 프로그램을 제작하려면 #진짜 성소수자_탈동성애자 #성소수자_인권 포장 #게이 동성애_에이즈 AIDS #동성애_성 중독 #차별금지법_역차별 등과 같은 해시태그도 걸어야 한다”고 썼다.

현재 ‘그것이 알고싶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동성애 옹호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거나 제작 방향을 수정하라”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성소수자가 겪는 차별을 드러내기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사회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사례다.

▲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방송을 준비하는 '그것이 알고싶다' 게시판에 "동성애 옹호"라며 방송중지를 요청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방송을 준비하는 '그것이 알고싶다' 게시판에 "동성애 옹호"라며 방송중지를 요청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최근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하며 형사처벌을 지시한 사안 때문에 해당 아이템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일부 성소수자 혐오 반응이 계속해서 게시판에 올라오지만 제작진은 계속해서 제보를 받고 있다.

배정훈 SBS ‘그것이 알고싶다’ PD는 25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최근 군 내에서 육군참모총장 지시로 (성소수자) 장교들을 색출하라는 지시가 있었고 함정 수사까지 하면서 수십명의 장교들을 색출해낸 일이 있었다”면서 “해당 사실을 알린 군인권센터의 기자회견을 지켜보며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배정훈 PD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적 반응을 보며 “놀랐다”고 말했다. 배 PD는 “동성애 등의 문제는 찬성이나 반대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최근 대선주자들까지 관련 이슈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를 한다고 하는데, 성적지향은 다른 누군가가 찬성하고 반대하고 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배 PD는 “성소수자들은 사회적으로 성공했어도 동성애 등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적인 공간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이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이런 것을 볼 때 불편함과 부당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배 PD는 “누군가를 혐오하고 배제하는 것이 종교가 추구하는 가치인지 모르겠다”며 “이러한 반응에 많이 놀랐다”고 전했다.

배정훈 PD는 “한국사회에서 커밍아웃이나 아웃팅 같은 일들이 성소수자에게 굉장히 힘든 사건인 것을 알고 있다”면서 “피해자 사례를 찾는 중이다. 제보는 계속 들어오고 있고 현재도 제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프로그램의 정확한 방송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배 PD는 “제보가 어느 정도 모이면 오픈된 공간에서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도 들어볼 계획”이라며 “확정된 건은 아니지만 6월 달에 LGBTQ 퍼레이드도 있어서 그때에 맞춰서 할지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동성애 처벌법’ 문제는 지적않고 혐오발언만 쏟아낸 KBS 뉴스)

(관련기사: 군대에는 동성애 처벌법이 있다, 게다가 합헌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