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에 대한 서울대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 “국회 상임위를 열어 국민적 의혹이 있다면 다 해소하는게 옳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아내 김미경 교수 채용 특혜 정황이 한겨레를 통해 보도되면서 논란이 확산되자 문재인 후보 아들의 채용특혜 의혹도 국회에서 함께 밝히자는 대응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24일 오전 서울 명동 한국YWCA연합회에서 열린 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 정책 간담회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상임위(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를 열어 국민적 의혹이 있다면 다 해소하는 게 옳다”며 “이미 다 설명했다는 건 후보의 태도가 아니”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 23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도 문재인 후보를 향해 “카이스트 교수가 서울대 교수로 옮긴 게 특혜냐, 권력실세 아들이 5급 직원으로 채용된 게 특혜냐. 국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문위·환노위에서 투명하게 검증받는게 옳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늘자(24일) 한겨레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김미경 교수에 대한 채용특혜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안철수 후보 측은 민주당 측의 국회 교문위 개최 요구에 응할테니 문재인 후보 아들 채용 관련 의혹도 환노위를 통해 검증하자는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9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 앞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YWCA연합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9대 대통령 선거를 보름 앞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YWCA연합회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한겨레는 24일자에서 김미경 교수에 대한 서울대의 '1+1 채용' 특혜의혹을 뒷받침하는 서울대 교수들의 증언을 전했다. 일반 채용 자격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도 특별채용이 강행됐고, 김 교수의 특별채용과 정년보장이 이례적으로 한꺼번에 이뤄진 배경에 안 후보의 요구가 있었다는 것이다.

2011년 김미경 교수 특별채용 과정에 참여했던 서울대 의대의 한 교수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김 교수의) 업적도 그렇고 채용이 말이 안된다는 의견을 (의과대학 쪽에) 전달했다”며 “‘수우미양가’ 점수로 따져 대개는 평균 ‘우’ 이상이 돼야 하는데, 김미경 교수의 서류를 검토해보고 ‘미’, ‘양’ 정도라고 의견을 냈다. 이 정도 수준의 서류가 왜 올라왔는지 의아했다”고 말했다. 특별채용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는 얘기다.

당시 ‘정년보장교원임용심사위원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또 다른 교수 역시 한겨레 인터뷰에서 “한 교수가 심사위에서 ‘(김 교수를 정년이 보장되는 정교수로 채용하는 것이) 안철수 교수가 요구한 것이냐’고 대놓고 묻자, 당시 학교 입장을 설명한 교무처장이 ‘남녀가 사랑하는데 누가 먼저 고백하는게 뭐가 중요하냐’고 답했다”며 “안 교수의 요구가 아니면, ‘아니다’라고 명확히 부인하면 되는데 어물쩍 넘어가는 걸 보고 ‘안 교수의 요구가 있었구나’ 이해했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대 측은 해당 보도에 대해 특별채용 기준에 문제가 될 여지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겨레가 제기한 의혹을 국회 교문위를 열어 설명하겠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안 후보는 “저는 모든 것을 다 거기(교문위)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 본다”고 답했다.

현재 국민의당은 문재인 후보 아들의 취업특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며 국회 교문위와 환노위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주승용 국민의당 공동 선대위원장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 브리핑을 통해 “토론에서 문 후보 아들 취업 특혜의혹에 대해 ‘저는 다 해명했다. 안 후보나 열심히 해명하라’고 한 것은 거만함의 끝판왕을 보여준 것”이라며 “의혹을 가진 국민들이 있는데 어떻게 의혹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 다 풀렸다고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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