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1일 관훈클럽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질문자로 참석한 기자들에게 “왜 나에게만 그러냐” “안철수 후보에게도 그렇게 물어봤냐”며 날을 세웠다. 

이날 토론회는 여론조사에 대한 홍 후보의 의견을 듣는 것으로 시작됐다. 홍 후보는 ‘홍준표를 찍으면 문재인이 된다’ 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지금 영남 지방을 중심으로 판이하게 양상이 바뀌고 있다”면서 “홍준표를 찍으면 홍준표가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홍 후보는 “모든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 지지율이 10% 넘는 게 거의 없다”는 지적에 “태극기 민심도 흔들렸고 바른정당도 떨어져나갔기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는 동의를 한다. 그러나 최근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여론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 주제는 보수후보 단일화로 이어졌다. 홍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 어떻게 될 것 같나”라는 질문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강남좌파다. 보수우파 후보로 보지 않는다”면서 “영남지역에 가보면 유 후보와 단일화하면 투표장 안 가겠다는 분이 훨씬 많다”고 말했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홍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연대를 묻는 질문에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후보는 “기자가 질문을 하는 취지는 나보고 (안 후보 아래로) 들어가라는 건데, 보수인지 진보인지 모르는 사람에게 한국 보수적통 후보가 들어가라는 건 넌센스”라고 말했다. 

이어 홍 후보는 해당 질문을 한 기자에게 “안 후보에게 그렇게 물어본 적이 있냐”면서 “그렇게 물어보지 않았잖아. 무슨 의도로 물어보는 건지”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해당 기자는 “기자는 후보들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물어볼 수 있지만 갑을 관계로 상정하고 물어보는 건 적절하지 않다”면서 “세상이 1인 미디어시대인데 언론 입장에서 ‘내가 무조건 갑이다. 묻는 대로 답하라’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또 홍 후보는 “대통령 되면 재판 받으러 가야 할 사람”이라는 비판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해당 질문을 한 기자에게 “안 그래도 어려운데 그런 질문 하지 마시고”라고 말했고, 해당 기자는 “누군가는 해야 할 질문”이라고 맞받아쳤다.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홍 후보는 공세적인 태도를 취했다. 영남지역 유세에서 지역주의를 부추기려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홍 후보는 “지역주의가 아니고 대한민국 선거패턴”이라며 “원래 있었던 선거패턴인데 왜 저만 지역주의라고 하냐”며 반박했다. 

대통령이 된 다음에도 화법을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홍 후보는 “막말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일 심했다. 대통령짓 못해먹겠다 등 막말이 얼마나 많았습니까”라며 “그때 언론에서 대통령 품격을 이야기한 적이 있나.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홍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위선을 안 부리겠다. 가식적인 말하고 그렇게 살아보지 않았다”면서 “말의 품위는 외교관 만날 때 품위를 지키면 된다. 국민들과 이야기 할 때는 평균적인 언어로, 쉬운 말로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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