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각종 인사 비리 논란으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에서 사임한 이석우 전 이사장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공보특보’로 자리를 옮겨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공공기관 수장을 맡으며 불거진 인사 채용 비리, 관용차 사적 사용 및 부적절한 직책 경비 사용 등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 없이 한 달도 되지 않아 옛 여권 대선 주자 공보특보로 활동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8일 구성된 한국당 중앙선대위 특보단에 합류한 이 특보는 현재 자유한국당 유튜브 방송인 ‘류여해의 적반하장’에 출연하고 있다.
이 특보는 “최근 윤모 네이버 부사장이 문재인 캠프로 갔다”면서 의혹에 불을 지폈고 ‘윤 전 부사장의 캠프행 때문에 (부정적 키워드 검색이) 되지 않을 수 있느냐’는 류여해 한국당 수석부대변인 질문에는 “의혹 내지 의심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 특보는 ‘네이버 사장을 모셔오라’는 류 부대변인의 돌발 질문에 “제가 빠른 시일 안에 네이버 사장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특보는 네이버의 언론 기능을 강조하며 “포털 기사 편집을 누가 했는지 공개해야 공정성이 담보된다”며 ‘포털 뉴스 편집 실명제’, ‘검색 알고리즘 공개’ ‘법이나 외부적 요인에 의한 알고리즘·편집 기준 객관화’ 등을 주장했다.
이 특보는 지난 12일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우익단체 ‘바른언론연대’와 함께 주최한 토론회에서 언론시민단체들을 겨냥했다.
이 특보는 언론을 우파 세력의 선전 도구로 간주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 특보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의 경우 MB가 뒤를 받치고 있어 본인 소신이 관철됐다”며 “KBS 사장은 이에 비하면 약하다”고 말했다.
또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언론 모니터를 조직적으로 하고 있다. 관련 기관들이 꼼짝 못하고 있다”면서 “언론노조는 구 야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구 야권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언론노조에 의한 것이 많다. 우리는 조선일보·KBS 등에 안주한 느낌이다. 지금부터라도 조직을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계에서는 이러한 이 특보의 정치 행보에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이석우씨는 시청자미디어재단을 완전히 망가뜨린 인사”라며 “사실상 해임된 것과 다르지 않을 정도로 그의 도덕성은 논란이었다. 반성도 없이 구 여권 주자의 공보특보를 맡은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홍준표 캠프가 인사를 잘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시청자미디어재단 임시이사회는 ‘이석우 이사장 해임건의안’을 의결했다. 방통위가 지난 1월 이 특보에 대한 징계 처분 요구가 담긴 ‘종합감사 처분 요구서’를 제출한 데 따른 것이었다.
이보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해 12월 시청자미디어재단에 대해 감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신입직원 채용 비리 △파견근로자 부적절 채용 △무원칙한 인사이동 및 보직 관리 △이사장의 직책 수행 경비 부적절 집행 및 관용차 사적 사용 △운영비·상여금 및 복지비 부적정 지급 △자산관리 미흡 등의 문제가 드러났고 방통위는 19건에 대해 문책과 시정요구 등의 조치를 내렸다.
그럼에도 방통위는 ‘이사장 해임’ 대신 ‘자진 사퇴’하는 것으로 이 특보를 배려해 도마 위에 올랐다.
2015년 9월 국정감사에서는 최민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특보가 친동생을 운전기사로 고용하고 업무추진비를 개인 목적으로 쓴 사실을 지적했고, 지난해 국감에서는 추혜선 정의당 의원에 의해 이 특보가 장애인 직원을 부당하게 지방으로 발령낸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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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특보는 평론가 시절인 2013년 5월 JTBC에 출연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과적으로는 종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해 10월 자신이 YTN에 출연해 상대 패널을 공격한 것에 대해 시청자 항의가 빗발치자 “역시 YTN엔 좌편향 시청자가 많은 것 같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이 특보는 2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홍준표 캠프 공보특보로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특별하게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비리 문제에 대해서는 “일방적인 보도”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