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이 기고문 - ‘안철수 대통령이 불안한 이유'에 대해 김진홍님께서 반론을 보내왔습니다. 이 글에 대한 반론이 있다면 반론글 역시 게재할 생각입니다. 미디어오늘은 다양한 견해와 토론을 환영합니다.

미디어오늘을 애용하는 평범한 시민입니다.경기도 이천에 거주하며 조그마한 '밥집'을 운영하며 늙고 병든 어머니, 대학생인 두 딸 그리고 중학생인 아들, 아내 모두 다섯 식구를 거느린 50대 중반 가장 김진홍입니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이 기고한 기사를 보면서 느끼는 소감을 보내 드립니다. 미디어 오늘에서도 반론을 기다린다고 하여 부족한 실력이나마 감히 반론에 도전합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이태경님이 주장하신 대한민국의 현주소인 학벌, 재력, 출신 지역에 따른 불평등은 이미 사회 문제화되어 있고 계층, 세대 등 갈등구조가 심해져 '헬 조선'이라는 말이 돌 정도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촛불혁명도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봅니다.

촛불혁명이 갑작스런 대선을 불렀고, 현재 대선은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양강인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사이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었고,이에 대한 호불호의 기사들이 나오며 평가 또한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이럴수록 두 후보에 대한 평가는 냉정해야 하고 사회지도층 인사일수록 객관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태경님이 주장하신 '서울대를 나온 사람들은 자신을 고귀한 혈통으로 여기기 쉽다. 서울대를 나오고 법조인, 의사, 기자, 교수, 관료 등 전문직을 20년 남짓한 중년의 남성들은 직업정치를 꿈꾼다. 이들은 입시를 치러 서울대를 가고, 서울대를 간 후 고시를 봐 법조인이 되고, 법조인이 된 후 승진을 하고, 승진을 한 후 국회의원, 지자체장, 장관, 대통령이 되는 인생만을 성공한 인생이라 여긴다"라는 주장에는 큰 오류가 있다고 봅니다.

한해 서울대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는 숫자는 기천명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대를 나와서 법조인 의사, 기자, 교수, 관료, 전문직 등으로 진출하면서 직업정치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서울대를 졸업한 사람 가운데 얼마나 될까요? 서울대 졸업생 중 국회의원, 지자체장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성공한 인생이라고 여기는 숫자는 현실적으로 몇 퍼센트나 차지할까요?

제 주변에는그리고 제 친구들 중에는 조금 과장하면, 서울대 출신들 숫자는 발에 치일만큼 많습니다. 제 신분이 소규모 자영업여서 그런지 몰라도, 제 느낌에는 이태경님이 주장하시는 '서울대출신'은 소수라 여겨집니다.이태경님은 일부 특정사안을 일반화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서울대 출신들 중 지방 의료원이나 병원 등에서 의사를 천직으로 알고 봉사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변호사 그리고 심지어 시민운동, 환경운동, 농업분야 등 사회의 취약한 분야에서도 아름다운 인생을 펼치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안철수를 평가하는데 굳이 서울대 출신라는 것 때문에 부정적으로 봐야 할 근거거 전혀 없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이 같은 주장이 무리라 생각되고, 안철수라는 대통령 후보자를 겨냥해 자의적으로 만들어 낸 논리라 보여집니다. 

이태경님은 '성공신화의 아우라를 벗어난 안철수에게서 정확한 역사인식도, 확고한 정의관도, 악에 대한 견결한 투쟁심도, 공적 가치에 대한 헌신성도,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애틋한 연민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안철수에게 강하고 정의롭고 자유롭고 평등한 대한민국에 대한 비전과 이를 실천하기 위한 정책패키지가 있는 것 같지도 않다. 그리고 박근혜가 신물나게 보여줬듯 중요한 건 정책의 우수성 보단 정책을 실현하려는 의지와 열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태경님이 해당 글에서 주장한 전제가 제가 볼 때는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전제를 바탕으로 주장한 부분들은 모두 부실해질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태경님이 주장한 바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안철수의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고귀한 혈통','성공한 인생'을 무기로 행해졌던 안철수의 반사회적 행위가 드러나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은 글에서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우수한 정책이 아닌 '의지 와 열망'만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안철수의 대한 이태경님의 부정적 시각은, 애써 부정적 요소만 보려는 의지에 의한 산물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듭니다. 

안철수가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거쳤고, 누구나 인정하는 투명한 방법으로, 아무나 이룰 수 없는 성공신화를 쓴 성공한 인생이, 서울시장 선거 전 5%의지지율을 가진 박원순에게 그리고 지난 대선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건없이 문재인에게 흔쾌히 양보한 사실이 고귀한 혈통과 연결되는 지를 묻고 싶습니다.

뚜렷하거나 경력이 보이지 않는 문재인에게 대권을 양보할 정도의 자질은 아무나 가질 수 없습니다. 안철수 개인이 가진 마력입니다.서울대 출신, 화려한 경력, 고귀한 혈통을 지닌 안철수가 그것들을 뒤로 하고 안철수만의 개인 품성만으로 양보를 합니다. 그래서 안철수가 돋보이는 것이고, 안철수 현상이라는 신드롬이 만들어졌습니다. 

유리한 조건에서도 대의를 품고 과감히 행동으로 실천한 안철수입니다. 박근혜를 중심으로 둘러싼 적폐세력을 안철수가 바로잡기 위해 양보를 실천합니다. 그것은 안철수가 역사의식, 정의관, 악에 대한 투쟁심, 공적 가치에 대한 헌신, 자유롭과 평등한 세상에 대한 소신과 열망에 따른 실천입니다. 

그리고 국민의 당 경선에서 입당 기간이 짧아 지지층이 약할 수밖에 없는 손학규에게 경선룰들을 대폭 양보한 것도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애틋한 배려가 아니고 무엇일까요? 

나는 이러한 화려한 경력과 성공신화가 존중받아야 할 사안이지 부정당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노력없이 부모의 재산을 승계했거나, 아버지 후광을 바탕으로 대통령에 올랐고, 박근혜 게이트로 탄핵받으면서 사상초유의 사태를 만든 것이 더 심각한 불안 요소가 아닌가요?

박근혜 전 대통령은 130여석의 새누리당으로 실패했고, 문재인 후보도 겨우 120여석 밖에 없는 민주당 대표 주자입니다. 40여석이나 120여석이나 국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참고로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를 뽑는 당 지지도는 국민의 당이 민주당보다 더 높았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국민들의 지지도는 민주당과 비교하여 절대 뒤쳐지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누구를 지지하던 그것은 각자의 자유입니다. 그것은 절대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기 위해 한 쪽을 이상한 잣대로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사회가 구축한 시스템 안에서 성공신화를 이룩한 이가 대통령이 되고, 성공신화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보고 싶습니다. 그것 또한 현 시스템에서 자라는 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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