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4월 1일부터 8일까지 2주간 방영된 MBC 무한도전 국민내각에서 눈길을 끄는 청년의 발언이 있었다. 바로 하루 22시간 주 7일을 했다는 청년 이야기이다. 새벽 4시 30분 퇴근해서 택시타고 집에 와서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와서 다시 택시타고 오전 6시 출근했다는 그녀는 두 달 동안 7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회사를 1년이나 다녔다고 한다.

‘그때는 그렇게 22시간을 일하면 다른 친구들이 8시간 일할 때 3배의 일을 하니까 3배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버텼던 것 같아요.’ 라는 청년의 발언에는 ‘그렇지 않다.’ 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회사 일, 노동착취 속에 ‘과연 내가 결혼해서 육아를 할 수 있을까?’ 하는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곁 들어서 말이다.

2017년 여전히 우리는 다른 사람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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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준비를 하는 당일 날 문자로 해고를 통보 받았어요. 심지어 가위 바위 보로 해고자를 결정하는 곳도 있어요. 매일 마다 내일 출근 여부를 확인해야 되요.’

‘같은 장소, 같은 시간, 같은 일을 해도 임금은 절반이에요. 상여금이나 명절선물은 없어요. 심지어 탈의실, 휴게공간, 화장실도 차별 받아요. ‘

‘잠깐의 휴식도 허락되지 않아요. 작업장을 CCTV로 감시하고 있거든요. 핸드폰은 반납해야 되고 복장도 검사해요. 잔업과 특근을 강제하고 심하면 욕설이나 폭력도 많아요.’

이러한 사례는 파견직이 만연한 반월/시화공단에서 취재한 내용 중 일부이다. 실제 반월, 시화공단 일대는 불법 파견업체들이 버젓이 활기치고 있다. 대부분 별다른 절차 없이 문자로 출근을 통보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거나 교부하는 일은 거의 없다. 당연히 4대보험도 적용 안 되는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불법파견업체로 신고하면 회사 이름을 바꾸거나 위장 폐업하는 꼼수로 처리한다.

▲ '국민신문고'에 아르바이트 피해 민원 사례 중
▲ '국민신문고'에 아르바이트 피해 민원 사례 중

‘20대 남성 A씨는 음식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첫 월급날 아무리 금액을 따져봐도 액수가 맞지 않았다. 음식점 주인은 “원래 아르바이트 첫 날은 교육 기간에 해당한다. 따라서 당연히 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것” 이라며 요지부동이었다.’

비정규직의 범위는 넓고 크다 앞서 말한 파견직 외에도 단순 아르바이트, 일용직 근로자 등 늘어나는 비정규직 숫자와 다양한 유형만큼 수많은 차별 사례들이 존재한다. 통계청은 2016년 8월 기준으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 1천963만 명 가운데 비정규직을 644만 명이라고 발표했다. 일하는 사람 중 약 33% 비정규직인 셈이다. 심지어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874만 명이 비정규직이라고 발표했다. 일하는 사람 중 절반에 가까운 44.5%가 비정규직인 셈이다.

대선 후보들의 비정규직 공약, 과거에 비해 진일보했지만…

민주노총이 지난 3월 29일 대선(예비)후보 공약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비정규직 관련한 대선후보들의 공약 교집합으로 ∇사용사유 제한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고용 원칙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간접고용 원청 사용자성 인정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민주노총은 유승민(바) 후보는 사용사유제한 및 사용총량제 등 비정규직 남용억제 공약을 제시하였으나 입법화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미흡하고 무엇보다 270만 명에 이르는 특수고용 노동자 노동자성 인정에 대한 입법 의지도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은 안철수 후보 역시 사용사유 제한, 상시지속업무 정규직고용 원칙 등 ‘입구’ 규제 방안과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보장에 찬성하면서도, 동시에 공공부문부터 ‘직무형 정규직’ 도입을 제시하고 있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는 중규직, 무기계약직 등 왜곡된 정규직화를 낳을 수 있는 모호한 개념이며 무기계약직 차별 고착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민주노총은 심상정·문재인·이재명·김선동 후보 등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및 정규직화 전환 대책, 동일노동 동일임금 명문화, 간접고용·특수고용 노동권 보장 등 정부 주도의 정책과제와 입법과제를 통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무엇보다 정책 방향만으로는 한계적이며 구체적인 실천방안, 제도화 방안이 병행되어야 함. 결국 향후 새롭게 들어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정책을 실행하느냐가 관건임을 강조했다.

나의비정규직공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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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바위 보로 해고되는 파견노동자, 절반의 임금으로 차별과 반말 무시를 견뎌야하며, 이름도 제대로 불리지 못하는 비정규직 이야기를 담는 집담회가 열린다. 19대 대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다양한 비정규직 사례를 공유해 우리 사회 비정규직 담론을 확산시키고자 한다. 일시는 4월 18일(화) 오후 7시부터 열리며 장소는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이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http://change2020.org/) 에서 이와 관련한 카드뉴스를 미디어오늘에 보내왔습니다. 바꿈은 사회진보의제들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고 시민단체들 사이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2015년 7월에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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