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진행된 10일 최순실·안종범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더블루K 건물관리인 노아무개씨(60)가 JTBC기자에게 최순실 태블릿PC를 건넨 과정을 공개했다. 노씨는 2016년 10월18일 JTBC기자가 가장 먼저 건물로 찾아와 태블릿PC를 가져갔다고 밝혔으며 “JTBC는 손석희 사장이 있어 진실에 입각해 보도한다고 판단해 협조했다”고 증언했다.

증언에 따르면 노씨는 9월5일경 보안키를 받아 더블루K 사무실 문을 잠갔으며 10월18일 JTBC기자가 찾아왔을 때 문을 열어줬다. 노씨는 “일차적으로 건물주 임차인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JTBC가 가장 공정한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할 거라 생각해 진실규명에 도움이 될까 공익적 차원에서 최소한의 협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 ⓒJTBC
▲ 손석희 JTBC보도담당 사장. ⓒJTBC
노씨는 책상 속 태블릿PC의 존재를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JTBC기자와 같이 가서 사무실 문을 열어주고 책상 서랍을 열어줬다가 태블릿PC를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빈 책상인줄로만 알았다”고 덧붙였다. 책상이 계속 빈 사무실에 남아있던 배경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노씨는 “(더블루K측에서 태블릿PC를) 처분해달라고 한 물건이라고 말한 일이 없다”고도 밝혔으며 “원목책상은 사무실 임대가 되고 나면 가져가려나보다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당시 책상서랍을 열어준 행동을 두고 “조금이라도 단서가 나와서 협조해주고 싶은 내용 그거밖엔 없었다. 뭐라도 좀 단서가 되서 진실규명에 도움이 됐으면 그런 심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정의당 당원이었고 현재는 더불어민주당 당원이다. 노씨는 이날 공판에서 “제가 언론 불신이 심했다.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공정한 사회가 된다. 그동안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해 이런 현실이 됐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씨를 제일 먼저 찾아온 이는 김필준 JTBC기자였다. 김 기자는 18일에 태블릿PC를 가지고 갔다 그날 오후 가지고 왔으며, 10월20일 다시 태블릿PC를 가져갔다. 노씨는 “진실규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김 기자가 어떤 행동을 하든 묵인했다”고 밝혔다. JTBC 이후 한겨레와 경향신문 기자가 찾아왔으나 한 발 늦은 뒤였다.

그는 “JTBC는 진실 보도를 하고 여타언론은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냐”는 최순실 측 변호인단의 물음에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공판에서 최순실은 직접 노씨에게 “굳이 이사를 갔는데 JTBC기자가 와서 협조를 해 달라 해서 해 줬다는 게 그게 기자가 뭔가 알고 온 게 아닌가”라고 물었으며 이에 노씨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순실은 “어후 그건 납득하기 힘든 저기네요”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