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시간, 1만 5천개의 깻잎을 따는 외국인 청년들

경남 밀양은 전국 최대 깻잎 산지입니다. 깻잎 한 상자에는 10장씩 묶은 100묶음, 즉 1,000장의 깻잎이 들어갑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쭈그려 앉아 일일이 깻잎을 따는 일은 중노동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깻잎을 하루에 무려 15상자, 즉 1만 5천개의 깻잎을 따야 하는 외국인 청년 노동자가 있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온 A씨(20대·여) 입니다. 보통 숙련된 노동자도 하루 10상자를 겨우 작업한다고 합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할당량인 15상자를 채우려면 하루 10시간 이상을 일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월급은 한 달 고작 100-120만원에 불과 합니다. 쉬는 날도 월 1-2회 뿐입니다. 캄보디아에서 함께 온 동료 대부분은 그녀와 같이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차양막(햇빛가리기)으로 어설프게 가린 비닐하우스 안 창문도 없는 가건물이 노동자 숙소입니다. 비만 오면 물이 새는 숙소입니다. 물이 너무 많이 새 쓰레받기로 물을 퍼내야 하는 실정입니다. 화장실은 야외 간이 화장실이고 샤워실은 온수조차 안 나옵니다. 이런 숙소의 월세는 1인당 30만원이나 합니다.

이런 일터 왜 그만두지 않느냐고요?

불공정한 외국인 근로자 관련 법률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주 노동자가 사업장을 바꾸려면 근로조건 위반, 임금체불, 폭언, 폭행, 성희롱, 성폭력 등을 증명해야 합니다. 문제는 농축산업 관련 일은 업무 특성상 고용주의 문제점을 증명할 CCTV가 설치된 곳이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노동청은 관련 근무일지, 출퇴근 기록부마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농업에 종사하는 이주노동자는 어떻게 문제를 증명하고, 어떻게 사업장을 바꿀 수 있을까요?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반면 고용주는 이주노동자를 언제든지 마음대로 해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농업 노동자는 휴일조차 없이 아무리 오래 일해도 법적으로 노동법 위반이 아니라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에 제63조에 따르면 농업은 근로시간 휴게, 휴일 적용제외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숙소 제공은 고용주의 의무가 아니므로 비용을 받을 수 있으며, 노동법에 화장실에 관련된 규정이 없으므로 법적으로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고 합니다.

전국 약 28,000여명의 농업 이주노동자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밀양 깻잎 문제만이 아닙니다. 남양주 상추, 태백 배추, 청도 미나리, 담양 딸기, 홍성 돼지…….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많은 지역 특산물들은 사실 외국인 노동자들의 눈물로 채워진 것 입니다. 전국적으로 약 28,000여명이 농업 이주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앞서 말한 밀양 깻잎 노동자들처럼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혹사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인간다운 환경에서 일할 너무나도 당연한 권리가 있습니다.

농업 이주 노동자들에게 인간다운 노동환경을 보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외국인 노동자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해악인 근로기준법 제63조를 폐지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오는 노동자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휴식을 취할 숙소를 법제화 해야 합니다. 폭언, 폭행, 성희롱 등에 상시 노출된 환경 역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권침해 사업장은 고용허가를 취소하는 법적 제도적 개선방안도 필요 합니다.

<밀양 깻잎 밭 이주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시민모임>은 많은 시민들의 연대와 응원이 필요 합니다. 이를 위한 서명과 응원메시지를 받고 있습니다. https://goo.gl/AKrjF1에서 참여가 가능합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 (http://change2020.org/) 에서 이와 관련한 카드뉴스를 미디어오늘에 보내왔습니다. 바꿈은 사회진보의제들에 대한 소통을 강화하고 시민단체들 사이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2015년 7월에 만들어진 시민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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