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이 조직폭력배를 행사에 동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공방을 벌였다. 안철수 후보 측은 문재인 후보 측의 근거 없는 비방이라고 일축했지만 '안철수 조폭'이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발단은 지난달 24일 전주에서 열린 포럼 '천년의 숲' 행사에 안철수 후보가 포럼 참석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누리꾼 사이에서 조폭들과 찍은 사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사진 속에서 안 후보는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되고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전북 지역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가 사진 속에 있다면서 행사에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문재인 캠프 박광온 공보단장이 "안 후보가 지난달 24일 호남 경선을 앞두고 전주를 방문해 찍은 사진을 놓고 인터넷 상으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날 한 단체 초청 강연을 마치고 찍은 기념사진에 함께 서 있는 인사들이 전주지역 조직폭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는 논평을 발표해 논란이 확산됐다.

상대 후보 진영에서 공식 해명하라는 논평을 발표하면서 누리꾼들의 주장이 의혹으로 확산됐고, 국민의당이 이에 반박하면서 거센 공방이 일었다.

국민의당 김경록 대변인은 "실소를 금치 못한다. 안 후보가 조폭과 연관 있다고 하면 전 국민이 웃을 것"이라며 "문 후보 측은 말도 안 되는 상대 헐뜯기 정치가 바로 적폐이고 청산대상임을 명심하라"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두 가지다. 실제 사진 속 인물들이 조직폭력배인지, 그리고 국민의당이 이들을 대상으로 행사에 동원했는지 여부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전북 지역 언론에서 이미 검증된 내용이다. 사진 속 인물은 JC(한국청년회의소) 회원들로 이 단체가 의전을 중시해 행사 때 항상 양복을 입는 게 특징일 뿐이다. 보기에 따라서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조직폭력배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진이 논란이 되자 문재인 캠프 쪽 한 인사가 기자들에게 뿌린 것으로 알고 있다. 어제 문재인 후보가 민정수석일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운전 은폐 기사가 나오자 이 같은 의혹을 덮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북 포커스 뉴스에 따르면 '천년의 숲' 포럼 관계자는 "안철수 후보가 1시간 동안 간담회 참석자들의 질의 응답을 한 뒤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했지만 누구 하나 조직폭력배와 상관이 없는 이들이었다"며 "당시 포럼행사에 참석했던 젊은 인사들은 JC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는 주장이다.

곤혹스러운 쪽은 사진 속 인물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청년회의소(JC)다. 이들은 자신들의 단체가 거론되는 것 자체부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JC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저희 회원들 행사 때 정복은 검은색 양복과 흰 와이셔츠 그리고 JC 회원의 뱃지 착용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포럼 행사에 일부 회원들이 참석한 것은 맞지만 누구인지는 파악이 안된다. 저희 단체와 무관하게 참석한 것이고, 행사를 주최한 것도 아니다"면서 "(사진 속 인물은) 우리 회원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4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완전국민경선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대회에 참석한 안철수 전 대표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4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완전국민경선 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대회에 참석한 안철수 전 대표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 관계자는 '사진 속 검은색 양복에 흰 와이셔츠를 입고 있는데 회원이 아니냐'는 질문에 "저희 회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속 인물이 회원이 아니라는 한국청년회의소의 입장은 국민의당 해명과 엇갈리고 있다.

설령 사진 속 인물이 조직폭력배라고 하더라도 국민의당이 조직적으로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는 의혹은 또다른 문제다. 현재까지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

안철수 후보는 조직폭력배 연관 의혹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 후보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조폭이랑 관련이 있겠느냐"면서 "검증은 좋지만 정말 제대로 된 정말 중요한 부분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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