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자신에 대한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안희정 후보는 자신의 키워드인 ‘대연정’을 강조하며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강조했고, 이재명 후보는 확실한 적폐청산과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날 정견발표는 문재인-안희정-이재명 순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민주당 정부, 10년 15년 이어갈 것”

문 후보는 “지난 대선 패배, 얼마나 아프셨습니까, 정말 죄송하고 제가 부족했다”며 “다시는 패배하지 않도록 다짐하고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충청·영남 모두 압도적으로 문재인을 선택했다”며 “수도권·강원·제주 동지들이 더 큰 태풍으로 만들어 달라”고 덧붙였다.

▲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지역 선출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지역 선출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표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문 후보는 압도적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대선이) 겨우 36일 남았고, 다른 당 후보들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며 “하루 빨리 경선 끝내고, 하루 빨리 판세를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반문연대’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적폐세력이 다시 머리를 들고 집권연장을 시도하고 있다”며 “오로지 저 문재인이 두려워 정치공학적 연대를 꾀하고 있고, 비전이 아니라 비난으로 선거를 하고 있다”고 말한 뒤 “민주당은 역사상 최초로 우리 힘으로 당당히 집권하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당선 수락 연설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자랑스런 안희정 동지의 포용과 통합의 정신을 가슴으로 받겠다”며 “안희정 동지에게 뜨거운 박수 보내주십시오”라며 지지자들에게 박수를 부탁했다. 이 후보를 향해서도 “이재명 동지의 뜨거운 분노와 치열한 시대정신을 두손으로 맞잡겠다”며 “이재명 동지에게도 뜨거운 박수 보내달라”고 외쳤다.

문 후보는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며 “5년 가지고는 안 된다 10년, 15년 민주당 정부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랑스런 우리 동지들이 다음, 또 다음 민주당 정부를 이어가도록 앞장서 새 시대를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희정 “아무도 가지 않은 길, 대화·타협의 민주주의”

안 후보는 ‘대연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저 안희정 아무도 가지 않을 길을 걸어왔다”며 “바로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민주주의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후보들이 척결과 청산을 얘기하고 미움과 분노에 호소할 때 저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말했고, 협치와 통합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말했다”고 주장했다.

▲ 안희정 충남지사가 3일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경선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안희정 충남지사가 3일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경선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안 후보는 “제가 이끄는 대한민국은 멱살잡이, 발목잡기, 식물국회가 사라지고 국회가 생산적인 공간이 될 것”이라며 “집권여당은 더 이상 대통령과 청와대의 거수기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회는 더 이상 정쟁으로 날을 지새우지 않고 협치와 대연정을 통해 시대의 개혁과제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해법으로도 대연정을 주장했다. 그는 “연정 파트너와 함께 꾸리는 국무회의는 국정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의회 다수파가 추천한 책임총리, 연정으로 임명된 각 정당의 장관들이 책임 있게 의견을 개진하고 국민을 위해 총의를 모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차별도 없애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제가 이끄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지역홀대와 지역차별의 역사를 영원한 과거로 만들 것”이라며 “시도지사와 함께 제2국무회의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와 노사문제 역시 대연정으로 돌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정파를 뛰어넘는 안보외교통일 단결의 나라가 될 것”이라며 “오랫동안 미뤄온 숙제, 노사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내 임금 양극화를 줄이고 양성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모두가 잘살고 공정한 기회 누리는 대동세상”

이날은 제주 4·3 추념일이다. 이 후보는 “오늘은 제주에서 5만명이 넘는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된 4·3 발생일”이라며 “이 잔혹한 사건도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자들이 외세에 휘둘려 나라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군사주권을 미국에 맡긴 채 국익에 반하는 사드를 배치하고 있다”며 “국익중심·자주적 균형외교 이 대원칙을 버리고 널뛰기 편향외교로 미국의 일방적 요구를 들어준 결과 중국에 경제보복을, 일본으로부터는 멸시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지역 선출대회에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견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3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 후보자 수도권·강원·제주지역 선출대회에 참석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정견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이 후보는 부의 대물림 현상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상위 10%가 연간 소득의 50%를 차지하고 국가 자산의 66%를 차지한다”며 “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하다는 미국조차 100대 부자의 80%이상이 자수성가했는데 왜 대한민국은 80%가 다 상속자들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기회의 나라가 아닌 상속의 나라가 됐다”며 “이런 나라 고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약자에 대한 보호와 공정한 법 집행도 강조했다. 그는 “노동자보호·노동권강화로 임금을 인상하고 장시간 노동을 없애 일자리를 늘려야 국민의 가계소득이 늘어나고 경제가 살아난다”며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고 최저임금을 올려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고 말했다. 또한 “박근혜·이재용 사면금지로 법 앞에 평등 실천할 사람, 이재명 말고 누가 또 있느냐”고도 주장했다.

문 후보가 과반을 차지할 경우 이날 연설이 마지막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이 후보는 “그동안 유산도 세력도 없는 저에게 많은 관심과 지지를 보내줘 감사드리고, 아무런 대가없이 직장 휴가내고, 적금 깨 후원하며 함께 뛰어준 동지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의원,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는 한 팀”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린 누군가를 도와주는 관계가 아니라 각자의 꿈을 위해 협력하는 동지들”이라며 “그 꿈은 모두가 잘사는 공정한 기회를 누리는 대동세상”이라고 말했다.

합동 연설을 마친 뒤 당 대의원들은 오후 3시39분부터 5시29분까지 투표를 마친 뒤 개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개표 결과는 오후 7시30분 경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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