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로 결정됐다. 유 의원은 수락 연설에서 “5월9일 기필코 감동의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겠다”며 “무책임하고 무능한 세력들에게 우리의 자랑스러운 조국의 운명을 맡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은 2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 19대 대통령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유승민 후보가 3만6593표(62.9%)를 얻어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자로 최종 선출됐다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만1625표(37.1%)를 얻었다.
유승민, 기존보수와 선 긋고 야권 비판하는 스탠스
이날 유 의원은 자신이 보수세력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유 의원은 수락 연설에서 “보수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며 “헌법과 법률을 위배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보수 전체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그러나 전직 대통령과 일부 세력 때문에 보수 전체가 매도 당해서는 안되고 매도 당할 이유도 없다”며 “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만으로 이 나라를 이끌어 갈 자격이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기존 보수와 선을 그으면서도 야권을 비판하는 스탠스를 취한 것이다.
유 의원은 “이번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운명을 가르는 선거”라며 “나라를 다시 세울 소중한 기회인 동시에 잘못된 선택으로 나라의 운명이 나락으로 빠질 위험이 매우 큰 선거다. 박근혜 정부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정반대 선택을 한다면 또 다시 후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켓 벗고 무선 마이크 달고…미국식 토론
그간 바른정당 후보 경선은 짧은 기간과 후보들의 낮은 지지율 등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두 후보가 형식은 물론이고 내용 면에서도 수준있는 토론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19일 호남권 정책토론회를 시작으로 28일까지 열흘 간 네 차례 권역별 정책토론회와 한 차례의 TV토론을 벌였다.
저출산과 관련해 유 의원이 육아휴직 3년, 양육수당 2배, 칼퇴근법 등을 내놓자 남 지사는 “개별적으로는 좋은 정책인데 조금 구름에 떠있는 정책”이라며 “저출산 대책의 핵심은 일자리와 주거”라고 지적했다. 단단한 일자리와 안정적인 주거가 기반돼야 결혼에 대한 상상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다.
남 지사의 ‘모병제’ 공약에 대해서는 유 의원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유 의원은 “병역비리가 있으면 (비리를) 때려잡아야 한다 탈세를 하면 탈세를 합법화 할 것이냐”고 물으며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국방의 시민의 의무다. (모병제를 하면) 부잣집 아이들만 군대에 안 가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토론회 형식 역시 파격에 파격을 이어갔다. 지난 21일 23일 정책토론회에서는 스탠딩 토론을 선보였다. 사전 원고도 없었다. 두 후보는 토론회 도중 정장 자켓을 벗고 셔츠의 소매를 걷은 채 30분간 끝장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28일에도 셔츠에 무선마이크를 들고 연단을 거닐며 정견발표를 이어갔다.
“코미디 토론 보다가 바른정당 보니, 격차가 어마어마”
이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이택준씨는 28일 정견 발표를 두고 “두 후보의 프리젠테이션 정견 발표를 봤는데 확실이 두 후보 모두 소위 ‘클라스’가 있었다”며 “자유한국당의 코미디언 토론을 보다 봐서인지 그 격차가 어마어마했다”고 평가했다.
심지어 바른정당에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송아무개씨(@Song_*********)도 “바른정당 TV토론 엄청나게 불꽃이 튄다. 보면서 깜짝 놀랐다”며 “둘 다 박근혜를 ‘모신’ 사람들이라 찍지 않을 생각이지만 토론의 밀도와 수준은 타 정당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인 이재명 성남시장도 27일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 출연해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하고 남경필 지사 토론하는 것 혹시 보셨냐”라는 질문에 “그게 진짜 토론에 가깝다. 그렇게 해야지”라며 “제가 본 토론방식이나 내용은 그 쪽이 훨씬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후보 선출을 시작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도 4월 초까지 대선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따라서 4월 초 이후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