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선에 의존하면 안 됩니다.” 가장 성공한 크리에이터(인터넷 방송 진행자) 대도서관이 24일 구글코리아가 주최한 ‘유튜브위크 라이브 스트리밍 세션’에서 라이브 방송 노하우를 공개했다.

최근 유튜브, 페이스북 등이 라이브 방송 기능을 내놓으며 ‘라이브방송’이 주목 받고 있다. 나스미디어가 16일 발간한 ‘인터넷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용자 10명 중 8명이 인터넷 생중계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와 싸우고 나온 이후 유튜브에서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 같은 ‘슈퍼챗’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듣고 우려가 들었다”면서 “크리에이터가 슈퍼챗이나 별풍선에 ‘올인’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 다이아TV 홍보화면 속 대도서관.
▲ 다이아TV 홍보화면 속 대도서관.

이 같은 실시간 후원 시스템에 의존하면 오히려 팬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대도서관의 지적이다. 그는 “아프리카TV의 별풍선 랭킹을 보면 시청자수가 몇만명씩 있는 사람보다 200~300명 밖에 안되는 사람의 수익이 더 높다”면서 “거액의 별풍선을 기부하는 분은 매우 적다. 별풍선에 의존하면 거액을 주는 소수와 소통에 집중하게 되니 자연스레 시청자가 줄어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크리에이터들은 후원이 들어오면 “XX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한다. 거액일 경우 춤을 추거나 묘기같은 리액션을 하기도 한다. 대도서관은 “저의 경우 게임방송을 하기 때문에 리액션을 하면 흐름이 끊기게 된다. 별풍선을 준 당사자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은 콘텐츠가 끊긴다고 느끼게 돼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대도서관은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할 때부터 “별풍선을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안주셔도 된다. 저는 기업 상대로 (광고로) 돈 벌겠다”고 말해왔고, 실제 별풍선보다는 광고 수입 비중이 높았다.

대도서관은 게임방송을 하고 있지만 라이브방송을 할 때 처음 1시간 동안 게임을 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일부러 처음 1시간은 수다만 떤다. 그러면 사람들이 ‘왜 게임 안하냐’고 항의하지만 철저하게 무시한다”면서 “MBC '무한도전'이 재밌는 이유는 각각의 캐릭터가 확고하기 때문이다. 이 1시간 동안 내 캐릭터를 만들고 있다. 그게 롱런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대도서관은 “게임을 미리 플레이하지 않는다”는 점도 노하우라고 말했다. 게임방송은 게임의 노하우를 알려주는 공략형과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코믹한 설정을 더하는 예능형으로 나뉘는데, 대도서관은 예능형이다. 그는 “공략방송을 하면 스토리를 미리 알아야 하겠지만 예능형은 다르다. 귀신이 나오는 시점을 내가 미리 알면 놀라지 않기 때문에 콘텐츠에 재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 대도서관의 게임방송 화면 갈무리.
▲ 대도서관의 게임방송 화면 갈무리.

게임을 고를 때도 ‘예능적 요소’를 고려한다. 그는 “영상과 음향이 뛰어나고 스토리가 짜임새 있고, 더빙까지 된 잘 만든 게임을 하면 내가 끼어들 틈이 없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을 할 여지가 있는 인디게임을 주로 고른다”고 밝혔다.

대도서관은 크리에이터가 라이브방송을 무조건 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VOD만 만들던 크리에이터가 팬서비스차원에서 라이브방송을 할 수 있지만, 준비가 안 된 채로 라이브를 하는 것보다는 안 하는 게 낫다. VOD는 내가 말을 못하고 끼가 없어도 편집으로 만회가 가능하고, 제작자의 기획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라이브는 끼와 재능이 받쳐줘야 한다.”

대도서관은 “준비 안 된 상태로 시작하면 말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잘 되는 스트리머(라이브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은 오디오가 안 끊긴다. 말을 끊임없이 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하면 실수할 확률이 극단적으로 높아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저는 나이가 40살인데 가끔 실수해서 커뮤니티에서 지적을 받곤 한다. 어린학생들은 판단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기준에서는 옳다고 생각해 하는 발언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브방송은 즉각적으로 시청자의 반응이 나온다는 점에서도 유의해야 한다. 대도서관은 “생방송은 ‘멘탈리티’도 중요하다”면서 “처음 시작하면 ‘노잼이네’라는 채팅이 올라올 거다. VOD에 달린 댓글을 보는 것과 달리 내 표정이 바로 방송에 나가기 때문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채팅방이 싸늘해진다. 화를 내면 또 팬들이 실망을 하고 비판을 하는 등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욕이나 비난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말에 반응을 보여 달라고 채팅창을 도배하는 이용자에도 유의해야 한다. 대도서관은 “도배를 해서 그 사람의 말을 읽어주면, 그렇게 해야만 읽어준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면서 “이 경우 읽어주거나 리액션해서는 안 된다. 어느 정도는 무시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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