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세월호 분향소가 미수습자 시신이 수습되기 전에 철거될 지도 모른다. 참사 피해 유가족들이 합동영결식 때까지 존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해양수산부 측은 선체 인양시 철수를 약속했다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진도군청 측은 지난해 11월 이후 세월호 인양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유족 측에 '선체 인양 시 팽목항 분향소 및 방파제' 철거 요구를 전달했다. 미수습자 수색·합동영결식 등 인양 후 이어질 작업과 별개로, 선체 인양이 완료될 즈음에 분향소를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진도군청 관계자는 "전남도에서 진도항 2단계 개발사업이 계약돼있는데 중지된 상태에서 업체 측에서는 비용이 나가는 것이고 전남도 입장에서도 감리비가 많이 나가는 입장"이라며 "올해 인양이 만료될 것으로 생각하고 중앙부처에서 2017년도 운영비 예산 지원을 안했다. 2016년 예산을 이월시켜 분향소를 지원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수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유족 측과 이미 상의를 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가족들이 당초 인양이 되면 (철수를) 하겠다고 했다"면서 "해수부의 입장도 철거 입장"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유가족의 입장은 이와 조금 다르다. 416가족협의회의 한 유가족은 "선체 수색 작업이 끝난 초반부터 이 얘기를 들어왔다. '인양이 되면 말해주겠다'고 (해수부 측에) 말했다"면서 "인양 후 수습이 되든 안되든 합동영결식을 해야 하고, 분향소가 있으면 분향소는 그때까지 유지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해수부는 2014년 11월11일 선체 수색 작업 종료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 세월호참사 뒤 3번째 맞는 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017년 1월28일 진도 팽목항 분향소에 설 차례상을 차려 놓았다.ⓒ민중의소리
▲ 세월호참사 뒤 3번째 맞는 설,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2017년 1월28일 진도 팽목항 분향소에 설 차례상을 차려 놓았다.ⓒ민중의소리

당초 유족 측이 말한 '인양'이 미수습자 수습 및 영결식까지를 포함한 포괄적인 의미가 아니냐는 지적에 진도군청 관계자는 "인양하면 대부분 (인력·기관들이) 목포신항으로 다 옮겨가니 팽목항이 수습장소로서의 역할이 없어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 유가족은 “합동영결식 때까지 존치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상의 중”이라고 말했지만 진도군청 등 관계기관은 “계속 설득해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4월 초 목포신항에 선체가 도착한다해도 미수습자 수색 작업은 빨라도 1~2주 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며칠 동안 물빼기 작업과 선체 추가 고정작업을 거쳐야 '세월호 육상 거치'가 완료된다. 이후 부식을 막기 위해 세척과 방역 작업이 진행된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미수습자 수습, 화물·유품 정리, 사고원인 규명 조사 등이 진행된다. 정부는 오는 7월20일까지 4개월간 세월호가 거치될 목포신항 철재부두를 임차했다.

진도항 2단계 건설공사는 전남도청이 발주해 진도 임회면 팽목리의 접안시설, 진입도로, 준설토 등을 개량·확장하는 공사다. 지난해 10월 착공해 2020년 9월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팽목항 분향소는 이 임회면 팽목리 공사 구역에 포함돼 있다.

[기사 수정 : 24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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