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 출신이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캠프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광온 의원이 24일 MBC 후배들에게 “탄핵을 결심한 독한 마음으로, 세월호를 끌어 올린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과 함께 공영방송 MBC의 새봄을 만들자”고 독려했다.

박 대변인이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MBC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글을 올렸다. 지난 21일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가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작심 발언을 한 후 MBC의 보복성 보도 행태에 대한 우려와 당부의 뜻으로 비친다.

박 대변인은 “(문 후보가) 이명박근혜 정권의 방송장악으로 MBC가 망가졌다고 지적했더니 ‘공영방송 장악음모’라며 반박하고 나서서 참 거북했다”며 “최순실의 입에서 민주주의라는 뜻밖의 외마디가 나왔을 때 느꼈던 어처구니없음과 거북함이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앞서 22일 그는 문 후보가 ‘100분 토론’에서 공영방송과 MBC 문제를 3분 동안 지적한 것에 대해 “해직 언론인 복직,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언론개혁을 말한 문 후보의 용기가 고맙다”며 “권력이 언론을 길들일 수 있어도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희망은 길들일 수 없다. 정권 교체해서 언론의 자유를 되찾고 꼭 해직 언론인을 복직시키겠다”고 말했다.

▲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씨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그토록 꼼꼼하게 7시간 동안 조서 검토했듯이 그날에 아이들을 위해 온 힘을 다했더라면 1073일이란 고통스러운 기다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씨가)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그토록 꼼꼼하게 7시간 동안 조서 검토했듯이 그날에 아이들을 위해 온 힘을 다했더라면 1073일이란 고통스러운 기다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참여정부 시절 MBC에서 보도국장까지 지낸 후 2012년 대선 때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다. 지난 1월에는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해고된 후배들을 위해 ‘해직 언론인 등의 복직 및 명예회복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MBC를 떠난 지 5년이 더 지났다. 평생을 함께했던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은 온실에서 광야로 나가는 것만큼이나 힘들었다”면서 “MBC를 나온 뒤 1년가량은 나를 걱정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가 MBC를 떠난 후 MBC에 관해 들었던 말은 “MBC가 갈수록 망가지는데 무슨 방법이 없나요?”라는 걱정이었다. 박 대변인은 “더 속상하고 가슴 아픈 것은 ‘이제 MBC 안 보게 돼요. MBC가 뭘 보도해도 별 관심이 없어요’라는 멸시와 조롱”이라고 술회했다.

박 대변인은 MBC 경영진을 향해서도 “‘죄송합니다. MBC를 지배했습니다. 그것이 권력 유지에 도움이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망상이었습니다. MBC도 망가지고 저도 망가졌습니다.’ 이런 고백까지 기대하지는 않았다”면서 “어떤 권력도 어떤 경영진도 잠시 의자에 앉아 있다가 떠날 뿐인데 영원히 사랑받아야 할 국민의 MBC를 외면받는 MBC, 조롱받는 MBC로 만들어 놓은 데 대해서 미안함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라고 질책했다.

박 대변인은 22일 시작된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선 “세월호특조위를 방해하고 반대했던,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인양을 지연시킨 세력은 떠오른 세월호 앞에 지금이라도 사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세월호의 잃어버린 7시간에, 그토록 꼼꼼하게 살펴봤다는 조서 검토 7시간만큼, 대통령과 정부가 온 힘을 다해, 있는 수단과 없는 방법을 다해, 온 우주가 도와줄 만큼 간절히, 그렇게 뜨겁게 행동했다면 1073일이란 고통스러운 기다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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