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에 출연한 하태경 의원이 태극기 집회에 대해 “돈줄은 최순실”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민원을 넣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통심의위)소위원회에 안건이 상정됐으나 실제로 그러한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방통심의위 소위원회는 실제로 방송에 민원자들이 문제 삼은 발언이 없었더라도 태극기 집회에 나온 이들을 비하하는 내용이 방송됐다며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에 ‘권고’를 결정했다. 적용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 객관성 위반이다.

22일 방통심의위 소위원회에는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이 집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최순실씨의 돈에 의해 움직이는 것처럼 애국보수 세력과 집회의 순수성을 폄훼하는 내용을 방송했다”는 내용의 민원이 안건으로 상정됐다. 해당 민원은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대표 변희재)가 심의를 요청한 건이다.

▲ 12월28일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
▲ 12월28일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
문제가 된 프로그램은 TV조선 ‘박종진의 라이브쇼’ 12월 28일자 방송으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대담을 진행하며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태극기 집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을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하태경 의원은 “매주 소위 맞불 집회에서 태블릿PC 보도 조작을 주장하는데, 최순실이 같이 동조를 하고 있다”라며 “(현재 자유한국당 세력 등이) 자기들끼리 뭉쳐서 정치 세력을 유지해가겠다는 것, 돈줄이 최순실, 정윤회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에서 하 의원은 “집회에 엄청 많은 사람들이 나오고 있고, 또 많은 자금들이 집행이 되고 있기 때문에”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이 나온 이후 일부 언론은 하태경 의원의 발언을 “태극기 집회의 돈줄은 최순실, 정윤회에게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가 퍼지며 ‘탄핵기각을위한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측 등이 해당 프로그램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동아일보, 국민일보, 뉴시스, 전자신문 등 7개 언론은 정정보도를 통해 “해당 프로그램 영상 확인 결과, 하태경 의원이 문제 발언을 한 적이 없음이 확인돼 이를 바로 잡는다”고 밝혔다.

▲ 하태경 의원이 "태극기 집회의 돈줄은 최순실"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언론은 정정보도문을 통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 하태경 의원이 "태극기 집회의 돈줄은 최순실"이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한 언론은 정정보도문을 통해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문제 발언이 없었음에도 방통심의위 소위원회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에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다. 하태경 의원이 정확하게 “태극기 집회는 최순실 자금으로 운용된다”는 식의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태극기 집회를 폄훼한 것은 맞다는 이유다.

하남신 위원(여권 추천)은 “내용 자체가 수위가 높고 왜곡이나 과장의 정도가 심하다”며 “민원인들이 지적한 문제가 아니더라도 문제가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함귀용 위원(여권 추천) 역시 “이걸 듣고 기분 나쁠 사람이 굉장히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해당프로그램에는 ‘권고’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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