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MBC 라디오는 지난 1월18일 수요일 ‘5시 뉴스’를 진행하며 8개 꼭지 뉴스 중 7개 꼭지를 1월14일 토요일 ‘5시 뉴스’ 내용으로 방송했다. 특히 18일에 방송을 하면서도 14일 기준으로 ‘오늘 저녁’, ‘이틀째’, ‘어제’, ‘다음주 초’ 등 특정 시점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7개의 꼭지를 진행하면서도 방송 사고인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광주 MBC는 왜 이런 실수를 한 것일까. 해당 방송사고는 3월1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효종, 이하 방통심의위) 소위원회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날 심의위원들은 “어떻게 이런 대형사고가 날 수 있는지 경위를 들어봐야 한다”며 의견진술을 결정했다. 의견진술이란 방송 제작진이 방통심의위 회의에 참석해 방송분에 대한 설명 등을 하는 자리다.

22일 방통심의위 소위원회에 참석한 광주MBC-AM 한신구 취재부장은 사고의 경위에 대해 “취재와 편집 업무가 통합되고, 아나운서들이 프리랜서로 전환되면서 생긴 사고”라고 해명했다. 한신구 취재부장이 밝힌 자세한 사고 경위는 다음과 같다.

▲ 광주MBC (출처:광주 MBC 홈페이지)
▲ 광주MBC (출처:광주 MBC 홈페이지)
“취재와 편집이 업무가 통합되고, 아나운서가 프리랜서로 전환되면서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것 같다. 1월18일 방송 당시에 저를 포함한 보도국장과 부장들은 뉴스를 위해 편집회의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방송은 5시이고 보통 회의는 4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진행된다.

원래는 5시뉴스 원고를 라디오국에 출력해놓는데, 그날은 깜빡하고 제가 출력을 해놓지 않았다. 회의 중 아나운서가 원고를 달라고해서 큐시트(뉴스진행표)를 보라고 했다. 뉴스 시스템 상 이틀 치 원고를 볼 수 있어서 평소에는 이런 사고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날은 어떤 기자가 바로 직전에 14일 뉴스큐시트를 검색해 화면에 14일 큐시트가 떠있는 상태였다.

아나운서는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바로 출력을 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첫 번째 꼭지가 토요일 촛불집회였는데, 그날 수요일에도 촛불집회가 있었다. 때문에 당일 뉴스로 착각한 것 같다.“

이 사고가 더욱 심각한 것은 8꼭지 중 7개 꼭지를 읽는 동안에도 해당 뉴스가 잘못된 것인지 알지못했다는 것이다. 심의위원들은 “어떻게 7개 꼭지를 진행하면서 모를 수가 있는지, 잘못된 뉴스가 나왔다는 것을 보도국에서 인지하지 못했냐”고 물었다.

이에 한신구 취재부장은 “아나운서가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이 끝났고, 방송이 끝나자 청취자에게 전화가 와서 알게됐다”고 말했다. 한 부장은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없도록 주의하겠다”라고 연신 사과를 했다.

방통심의위는 해당 방송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를 결정했다. 함귀용 위원은 “방송사고 중에 가장 큰 대형사고다”라며 “이런 사고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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