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좌파 후보들을 밟고 오겠다”(김진태)

“노무현 정부는 뇌물로 시작해서 뇌물로 끝난 정부”(홍준표)

“문재인 후보가 사퇴하면 나도 이 자리에서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겠다”(김관용)

“김정은의 환상에 기름을 부어주는 게 문 전 대표다”(이인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자들이 2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국당 제19대 대통령 대통령후보선거 부산·울산·경남권 비전대회(합동 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했다. 자유한국당 최종 대선후보가 되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졌지만 4명 후보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은 게 있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공세다. 자유한국당 비전대회라기 보다는 문 전 대표를 성토하는 자리로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김진태 후보의 키워드는 ‘박근혜’였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무려 21시간 조사를 받고 오늘 새벽에 들어왔는데 이러다가 구속돼도 괜찮겠나”라며 “우리 당이 살기 위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짓밟고만 가야하나. 저는 그렇게 못 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바른정당에 대해서는 “위장보수이자 사이비 보수”라며 “아무리 대선을 앞두고 급하다고 해서 이당, 저당 다 끌어안고 가냐”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에 대해서는 “안철수 전 대표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사실상 ‘박지원당’”이라며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민주당과 통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김진태 의원이 2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김진태 의원이 2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문 전 대표를 언급했다. 김 후보는 “(제가) 문 전 대표를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한다. 이 양반이 이석기(전 통합진보당 의원)를 사면하고 저축은행에 관여했다”면서 “그 사람들의 약점도 잘 알고 있는 (제가) 우리당 후보가 돼서 확실히 좌파 후보들을 밟고 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홍준표 후보도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했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정권은 뇌물로 시작해서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며 “그런 정권의 2인자 자리에 있던 사람이 어떻게 적폐청산을 주장할 수 있겠나. (노무현 정권의) 적폐는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뇌물 정권을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을 돌아보면 대한민국이 도박 공화국이었다”면서 ‘바다이야기’를 언급했다. 홍 지사는 “서민들의 돈을 훔쳐서 조 단위 돈을 모아갔는데 그 돈이 다 어디갔나”며 “이명박 정부 초기에 수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니까 수사를 하지 않고 덮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홍 후보는 파면된 대통령 박근혜씨 구속 여부를 두고서는 “풀은 바람이 불면 눕지만 요즘 검찰은 바람이 불기 전에 자기가 미리 눕는다”며 “아마 차기 집권을 자신하는 그 사람 눈치를 보고 (검찰이) 구속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문 후보는 구속하는 게 대선에 좋을지 불구속이 대선에 좋을지 열심히 계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 홍준표 경남지사가 2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홍준표 경남지사가 2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19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부산·울산·경남 비전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김관용 후보는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며 “제도를 확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그 3년 내에 개헌도 하겠다며 “저는 중앙정치에 진 빚이 없기 때문에 밑으로부터의 변화를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구미시장을 거쳐 경북도지사에 당선됐다.

문 전 대표에 대한 비판 역시 빠지지 않았다. 김 후보는 “문 좌파 후보는 (당선되면) 북한에 먼저 간다고 한다. 사드는 안 된다고 한다. 야당은 지금 어느나라 대통령 뽑는지 모르겠다”며 “문 후보가 좌파정부로 가는 것을 막기위해 사퇴하면 나도 이 자리에서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인제 후보도 문 전 후보에 대해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전 대통령을 뇌물로 얼룩지게 만들고 비극적 최후까지 맞게 했던 책임자들이 지금 정권을 다 잡은 것처럼 국민 위에서 교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것은 역사의 정의가 아니”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도 입을 맞춘 듯 홍 후보와 마찬가지로 ‘바다이야기’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역대 정치에서 가장 부패한 사건이 바다이야기”라며 “수조원의 불법적인 돈이 당시 (노무현) 정권으로 들어갔다. 당시 대검찰청 강력부장이 이 부패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보고했는데 검찰총장이 청와대에 갔다 오더니 못하게 막았다”고 말했다.

▲ 3월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자유한국당이 부산·울산·경남 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비전대회에서 경선 후보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왼쪽부터),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3월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자유한국당이 부산·울산·경남 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비전대회에서 경선 후보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왼쪽부터), 김진태 의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당 대선 후보들은 이날 오후 영남권 합동토론회를 시작으로 오는 24일 방송4사(MBC·KBS·SBS·YTN) 토론회, 26일 KBS TV토론회, 28일 MBC 100분토론 등 총 4번의 토론을 거치게 된다. 26일에는 책임당원을 대상으로 전국 동시투표를 실시하고 29일부터 이틀 동안은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 31일 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된다.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전대회에서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자유한국당은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를 낸다한들 준비할 시간도 없고 지지율도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비관했다”며 “오늘 이렇게 네 분의 후보가 당원동지 앞에 서게 됐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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