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당내 대선 후보 6차 토론회가 열린 21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공영방송의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고 해직 기자 복직이 즉각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녹화로 진행된 MBC ‘100분 토론’에서 안희정 후보와 일대일 맞장토론 도중 진행자인 박용찬 MBC 논설위원실장을 향해 “박 실장 앞에서 말하기 미안하지만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한다”며 “‘이명박근혜’ 정권은 공영방송을 장악해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방송을 만들어 공영방송이 다 망가졌다. 옛날 자랑스러운 MBC 모습이 어디 갔나 생각이 든다”고 일침을 가했다.

앞서 문 후보는 이날 오후 대선 후보 토론을 위해 서울 상암동 MBC 사옥으로 들어가기 전에도 건물 입구 앞에서 ‘공영방송 정상화’와 ‘MBC 경영진 파면’ 등을 요구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김연국) 조합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21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 방송 화면 갈무리.
21밤 방송된 MBC ‘100분 토론’ 방송 화면 갈무리.
문 후보는 김연국 본부장에게 “이렇게 다들 고생하고 해직 문제도 해결 안 됐는데 여기(MBC)서 우리 후보들이 토론하게 돼서 좀 참담하다”며 “지난 2012년 대선 때 해직자 전원 다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했는데 그때 그 약속을 못 지켜줘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암 투병 중인 이용마 MBC 해직 기자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 MBC 방송센터에서 진행된 토론에서도 문 후보는 “오늘 MBC 해직 기자들이 피케팅하는 앞을 지나 토론하러 들어오면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었다”며 “지금 국민은 적폐 청산을 말하고 있는데 적폐 청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언론 적폐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는 특히 공영방송이라도 제 역할 했다면 박근혜씨가 대통령직에서 탄핵되고 중대한 범죄 피의자로 소환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조금의 반성 없이 친박집회를 찬양하는 보도까지 내보낸 MBC를 겨냥해 문 후보가 토론 시간을 할애하며 약 3분 동안 공영방송 경영진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낸 것이다.

문 후보는 “MBC 해직 언론인들은 (해고무효)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사측에서 대법원에 상고해 아직도 복직을 안 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며 “MBC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요구에도 탄핵 정국 속에서 후기 사장 인사를 강행하는가 하면 탄핵 다큐멘터리 방영을 취소하고 제작 PD를 전보했다”고 비판했다.

▲ 문재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대선 후보 6차 토론회가 열린 21일 오후 MBC ‘100분 토론’ 녹화에 출연하기 위해 서울 상암동 MBC 방송센터를 방문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들은 문 후보에게 공영방송 독립성 보장 의제를 토론에서 비중 있게 다뤄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문재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가 6차 토론회가 열린 21일 오후 MBC ‘100분 토론’ 녹화에 출연하기 위해 서울 상암동 MBC 방송센터를 방문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조합원들은 문 후보에게 공영방송 독립성 보장 의제를 토론에서 비중 있게 다뤄줄 것을 당부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이처럼 MBC가 무너진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중립성 훼손과 정권의 방송 장악을 막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문 후보의 지적에 대해 안희정 후보도 “나는 언론 민주화가 매우 중요하다 생각하고 이번 기회에 정파를 뛰어넘는 합의를 통해 언론 개혁을 마무리하자”고 동의했다.

안 후보는 다만 “다들 자기가 집권하면 공영방송은 정부를 위해 일해야 한다고 공영방송을 틀어쥐려 하고, 야당이 되면 공영방송은 국민의 거니까 공정해야 한다고 얘기한다”며 “그래서 공영방송 관련법 하나 개정 못 해 제도 개혁을 못 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에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가 개혁 과제인 언론 개혁에 여야가 합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MBC 방송센터 입구에서 MBC 해직 PD인 최승호 뉴스타파 앵커와 만나 “복직하길 바란다. 복직하시는 세상이 되기를”이라고 격려 인사를 건넸다.(관련기사 : MBC 간부가 뉴스타파 카메라를 밀치며 한 말)

이어 김연국 본부장이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확고한 계획과 비전을 밝혀달라”고 요청하자 이 후보는 “오늘 기회가 될지 모르겠는데 일상적으로 (강조)하는 일”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의 제일 중요한 주제”라고 답했다.

다음은 이날 MBC ‘100분 토론’에서 문재인 후보와 안희정 후보의 일대일 맞장토론 발언 전문이다.

문재인 후보 : 오늘 우리 들어올 때 MBC 해직 기자들이 피케팅하는 앞을 지나서 우리 토론하러 들어오면서 정말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지금 국민들은 적폐 청산을 말하고 있는데 적폐청산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 중에 하나가 저는 언론 적폐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영방송. 이번에 공영방송이라도 제 역할을 했더라면 이렇게 대통령이 탄핵되고 아주 중대한 범죄의 피의자로 소환이 돼서 구속되니 마니 하는 이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공영방송을 장악해서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방송으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공영방송들이 다 망가졌는데 저는 우리 박용찬 논설위원실장 앞에서 말씀드리기가 미안하긴 하지만 저는 MBC도 아주 심하게 무너졌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에 아주 자랑스러웠던 MBC의 모습 어디 갔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우리 공영방송 정말 공공성 언론의 자유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하고요. 아까 해직 언론인들 지난 번 대선 때 이미 전원 복직을 약속했는데 아직도 길거리에 떠있습니다.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회사 측에서는 대법원 상고해 놓고 아직도 복직을 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MBC의 경우에는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라는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금 탄핵 정부 속에서 후임 사장 인사를 강행했고 (박용찬 : 자 문재인 후보님 이제…) 그 이후에는 탄핵 반대 집회를 찬양하기도 하고, 또 탄핵 다큐멘터리 방영을 취소하고 그 제작했던 기자와 PD들을 유배시키기도 하고.

박용찬 사회자 : 문재인 후보님 지금 일대일 맞장 토론 중이니 좀 한번 답변을…

문재인 후보 : 그래서 저는 촉구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으로서 언론의 자유와 공공성 회복이 시급하다, 촉구하고 싶고요. 또 해직기자들의 복직,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 촉구하고 싶고 또 공영방송의 선거 개입 근절하고 선거에서 중립성 유지해야 한다라고 말씀드리고 싶고 나아가서는 정권이 방송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안희정 후보 : 문 후보님 4분 주도권 토론에서 3분을 말씀하시고 1분을 저에게 주셨는데 시간 배분 상으로는 그렇습니다만. 저는 언론민주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들 자기가 집권하면 공영방송은 정부를 위해서 일해야한다고 다들 공영방송을 틀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또 야당이 되면 공영방송은 국민의 것이니까 공정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그래서 공영방송과 관련된 법안 하나를 현재 우리가 합의를 못해서 제도 개혁을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새로운 리더십으로 우리의 이 국가 개혁 과제인 언론의 개혁을 향해서 우리가 이제는 여야를 뛰어넘어 합의를 해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자기가 여당일 때는 하자고 했다가 야당일 때는 무조건 안 된다고 반대합니다. 이런 식의 논의와 정치구조를 가지고는 개혁 과제를 해결을 못하더라. 그래서 저는 꼭 이번 기회에 언론 개혁에 어떤 정파를 뛰어넘는 합의를 통해서 언론의 제 기능을 민주화를 마무리 하자,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문재인 후보 : 예. 뜻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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