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방송센터에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4명이 떴다.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경선토론으로 녹화방송되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하기 위해서다. 오후 3시 10분부터 문재인, 이재명, 최성, 안희정 후보 순으로 도착했다. 방송센터 입구 밖에서 후보들을 먼저 맞이한 것은 언론노조 김연국 MBC본부장과 조합 집행부들이었다. 조합원들은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영방송을 만들기 위한 방안도 토론에서 비중있게 다뤄 줄 것을 후보들에게 당부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0분토론 녹화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21일 오후 서울 상암 MBC방송센터를 방문했다. 언론노조MBC조합원들이 문후보에게 공영방송독립에 대한 의제를 토론에서 비중있게 다뤄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문재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0분토론 녹화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21일 오후 서울 상암 MBC방송센터를 방문했다. 언론노조MBC조합원들이 문후보에게 공영방송독립에 대한 의제를 토론에서 비중있게 다뤄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네 후보는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의 얘기를 경청하고 방송센터로 들어섰고 다음으로 이들을 맞이한 것은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조창호 시사제작국장, 박상후 시사제작1부장, 김기현 정치부장 등 간부와 각 후보를 전담 취재하는 정치부 기자들이었다.

▲ 박상후 MBC 시사제작1부장이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박상후 MBC 시사제작1부장(가운데)이 안희정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기현 정치부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문제의 발단은 문재인 후보의 입장 때였다. <100분 토론>제작 책임자이기도 한 박상후 시사제작1부장이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의 취재카메라의 시선을 의식하며 피하기 시작했다. 김남범 뉴스타파 영상취재 기자는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최승호 PD와 함께 각 후보들과 인사를 나누는 MBC 간부들의 모습을 영상에 담고 있을 때 박상후 시사제작1부장이 카메라를 피해 기둥 뒤로 숨더니 카메라를 손으로 살짝 막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상후 부장은 세월호 참사 때 유가족을 폄훼하는 리포트를 하고,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라온 글과 거의 같은 글을 MBC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이 사이트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를 뉴스 원고에 넣으려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부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 열린 친박성향 단체들의 탄핵반대집회에도 등장해 구설수에 올랐다.

▲ 박상후 MBC시사제작1부장이 뉴스타파 김남범 영상취재 기자의 카메라를 밀치며 취재를 방해하고 있다. 이를 본 시사인 조남진(왼쪽) 사진기자가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 박상후 MBC시사제작1부장(가운데)이 뉴스타파 김남범 영상취재 기자의 카메라를 밀치며 취재를 방해하고 있다. 이를 본 시사인 조남진(왼쪽) 사진기자가 이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제공

이재명 후보와 최성 후보가 들어갈 때는 별다른 마찰이 없다가 마지막으로 안희정 후보가 간부들과 악수를 나누고 방송센터 안으로 들어간 직후, 박상후 시사제작1부장이 “뭘 자꾸 찍나? 찍지 마!” 하며 뉴스타파 취재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막으며 완력으로 김남범 기자를 밀어 붙여 취재를 방해했다. 김 기자는 밀리면서 카메라를 돌렸고, 옆에서 취재중이던 시사인 조남진 사진기자는 이 모습을 촬영했다. 그러자 박 부장은 조 기자까지 완력으로 밀며 촬영을 방해했고 조 기자는 “왜 사람 몸에 손을 대냐?” 며 항의했다. 

당시 상황은 여러 언론사 기자들이 자유롭게 취재하고 있던 상황이라 박상후 부장의 이런 돌출 행동에 대해 현장 취재기자들은 당황해하는 분위기였다. 왜 그런 돌출 행동을 했는지 확인하려는 기자의 전화를 받은 박 부장은 기자의 소속과 이름을 밝히자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질문 내용을 문자로 보낸 후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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