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직후 줄줄이 결방했던 TV 예능프로그램들이 이제는 어떤 풍자 아이템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7주간 방학을 했던 무한도전의 ‘국민내각’ 아이템을 시작으로 탄핵 풍자 아이템이 줄 이을 것으로 보인다. TV프로그램과는 달리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이미 탄핵을 떠오르게 하는 선곡들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탄핵 당일 이었던 지난 10일에는 지상파 3사와 종합편성채널들이 모두 특보 체재에 돌입해 예능프로그램 대부분이 결방됐다. 탄핵 다음날 SBS는 아침연속극 ‘아임쏘리 강남구’ 이후 오전 9시부터 모든 정규 프로그램이 결방해 ‘궁금한 이야기Y’, ‘정글의 법칙’, ‘미운 우리 새끼’, ‘게임쇼 유희낙락’이 방송되지 않았다.

KBS의 경우에는 ‘뮤직뱅크’,‘노래싸움 승부’을 결방 결정했고 ‘배틀트립’, ‘살림하는 남자들’ 특별판을 대체 편성했다. MBC 역시 10일 드라마 ‘황금주머니’,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듀엣가요제’, ‘나 혼자 산다’ 등을 결방했다. JTBC도 ‘힘쎈여자 도봉순’외의 예능 프로그램 결방을 결정하고 뉴스 특보 체제로 방송했다.

탄핵 당일은 물론이고 ‘탄핵 주말’에도 예능 프로그램 결방은 계속됐으며 결방을 하지 않은 예능프로그램도 시청률이 저조했다. 탄핵 주말이었던 12일 일요일 SBS ‘런닝맨’과 MBC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결방됐다. 결방하지 않은 KBS의 ‘1박2일’은 평소 10% 후반 대~20%의 시청률을 보여 왔으나 이날 12%(닐슨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보통 10% 대의 시청률을 보여 왔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도 9%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탄핵 주말’이 지난 후에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탄핵과 관련된 풍자 아이템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주 방학을 끝내고 돌아오는 MBC ‘무한도전’의 경우 이미 사회 현안과 관련된 아이템을 예고했다. 무한도전 측은 ‘국민내각’이라는 아이템을 예고하며 살기 좋은 대한민국, 시청자가 바라는 2017년에 대한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무한도전의 제작진들은 이미 트위터를 통해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에 대해 ‘그네 덕분에 웃었던 하루’라는 트위터를 쓰는 등 강한 풍자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 3월18일 방영될 무한도전 '국민내각'
▲ 3월18일 방영될 무한도전 '국민내각'
이외에도 ‘최순실 게이트’이후 꾸준히 풍자 아이템을 보여 왔던 KBS2 ‘개그콘서트’의 ‘대통형’이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LTE 뉴스’코너에도 어떤 풍자 아이템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촬영과 편집 등 준비 시간이 긴 TV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실시간 대응이 가능한 라디오에서는 탄핵과 관련된 선곡들이 한바탕 지나갔다.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에서 박소현은 마침내 대통령 탄핵 심판이 결정됐다.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을 해야 한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모두가 현명해지고 신중해졌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디오 선곡들도 탄핵과 관련된 선곡이 대세였다. 촛불집회에서 집회음악으로 자주 나왔던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아이유의 ‘좋은날’은 이날 거의 모든 라디오에서 들렸다. KBS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는 비와이&양세형의 '만세'를, SBS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는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을 시작으로 박재범의 'JOAH', 아이유의 '좋은 날', 비의 '최고의 선물', 러블리즈의 'WOW'같이 탄핵 인용을 축하하는 듯 한 선곡이 이어졌다.

▲ KBS쿨FM ‘정재형 문희준의 즐거운 생활’ 탄핵당일 선곡표.
▲ KBS쿨FM ‘정재형 문희준의 즐거운 생활’ 탄핵당일 선곡표.
KBS쿨FM ‘정재형 문희준의 즐거운 생활’에서도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 방탄소년단 ‘봄날’등을 선곡했다. 현아와 장현승이 부른 ‘트러블 메이커’를 선곡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탄핵 풍자를 떠오르게 하는 라디오 선곡으로는 박미경의 '넌 그렇게 살지마', 엄정화의 '페스티벌',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 등이 있었다.

한 지상파 라디오PD는 “라디오는 TV 프로그램과 달리 실시간으로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해 탄핵당일부터 주말까지 탄핵을 떠오르게 하는 선곡들이 주를 이뤘다”라며 “탄핵 인용된 날부터 녹화방송 예정인 프로그램들도 급하게 생방송으로 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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