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이후 대선주자 지지율 분포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오차범위 내에서 2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 직후인 15일 대선후보 지지율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사 결과 37.1%로 3월2주차 주간집계에 비해 2%포인트 상승해 대선주자 중 부동의 1위를 이어가고 있다.

▲ 출처=리얼미터.
▲ 출처=리얼미터.
2위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로 지난 조사에 비해 2.7%포인트 상승한 16.8%를 기록했다. 3위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12.0%로 지난 조사에 비해 1.8%포인트 상승했다. 해당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로, 안 지사와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에서 겹친다.

유력 후보 중 유일하게 이재명 성남시장만 황교안 권한대행의 불출마로 인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장의 지지율은 10.3%로,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불출마로 인한 지지표의 향방은 대부분의 유력 대선주자들에게 골고루 분산된 것으로 보이지만, 특히 이번 조사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의 예비 대선후보 중 한 명인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가장 큰 수혜가 돌아간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조사 결과 지난 조사에 비해 3.5%포인트 오른 7.1%까지 올랐다. 3%대 남짓의 지지율을 이어가던 홍준표 지사가 지지율 조사에서 7%대를 기록했던 것은 2년2개월 만이다.

실제로 황교안 대행을 지지했다고 밝혔던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황 대행 불출마 선언 이후에는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를 조사한 결과 홍준표 지사를 지지한다는 응답이 32.4%였다. 이어 △안희정 지사 14.9% △안철수 의원 11.6% △남경필 경기도지사 8% 등의 순서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황 권한대행의 표가 온전히 자유한국당 후보에 돌아가지는 않았고, 민주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선언이 보수 진영의 재편 등의 움직임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 출처=리얼미터
▲ 출처=리얼미터

특히 이번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었다.

각 당 별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 51.1% △국민의당 12.3% △자유한국당 11.7% △정의당 5.8% △바른정당 4.7% 등의 순서로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 소속 예비 대선후보 토론회 등을 통한 컨벤션 효과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것은 보수 정당들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다. 지난 3월2주차 주중동향 집계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13.5%였는데, 박근혜씨 파면 확정과 황교안 권한대행이라는 유력한 대선 후보도 사라진 상황을 고려했을때 이번 지지율 조사에서 11.7%를 기록한 것은 의외로 낙폭이 크지 않은 셈이다. 

다만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을 들여다보면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 지역(24.8%→17.2%)에서 큰 폭으로 지지율이 하락했고 부산경남 지역과 60대 이상 등의 지지층에서도 이탈하는 경향을 보였다.

바른정당의 경우 박근혜씨 파면에 대한 책임론을 자유한국당과  나눠받고 있는 상황에, 황교안 대행 불출마 선언에도 유승민·남경필 등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지 못하고 있어 양 쪽으로 발목이 잡힌 형국에 처해있다. 

이번 조사는 15일 하루 동안 (무선 90 : 유선 10 비율, 전국 1015명) 실시됐으며, 자세한 조사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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