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후보 간 세 번째 합동토론회가 열렸다. 박근혜씨 탄핵 이후 열린 첫 토론회인 만큼 민주당 후보들 간 신경전이 훨씬 치열해진 모습이다.

민주당의 예비 경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네 후보가 14일 오후 지상파 방송사 합동 토론회에 출연했다. 이날 합동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주관하고 KBS가 주관방송사로, KBS와 MBC, SBS, YTN, OBS 등을 통해 방송됐다.

최 시장은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지난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시 대선 불법자금 수수 사안에서의 개인적 유용 여부에 대해 질문했다. 최 시장은 “오마이뉴스 검증기사에서 언급한 최종 판결문에 보면 (안 지사는) 2002년 대선 당시 50억 여원 정도의 불법자금을 수수했는데 이 돈을 일부 개인 자금으로 사용하고 일부는 총선여론조사 비용으로 사용했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에 대해 “같은 동지에게 그런 식의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일부 자금에 있어서 유용했던 문제는 이미 사과하고 책임졌다. 대선 이후 제가 지역구 활동을 하기 위해 사용했던 개인 자금은 대선 자금과 별도의 문제다. 그 점 역시 사과했고 이미 책임진 사안”이라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부터)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방송사 합동토론회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전 대표,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부터)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방송사 합동토론회에 앞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최 시장은 이재명 성남시장을 향해서도 “공직사회는 음주운전이나 작은 범법행위만 있어도 공천에서 탈락한다. (논문) 표절만 나와도 장관 인준이 거부된다. (이재명 시장은) 음주운전을 포함해 전과와 논문표절 등에 대해 너무 당당하게 얘기한다”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전과 기록을 공개한 바 있는데, 이 시장은 검사사칭을 방조한 죄와 음주운전, 성남시 시립의료원 설립조례 발의 당시 의회 점거로 인한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을 적용받았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논문 표절 얘기는 대학에서 (제가 냈던) 논문으로는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저는 논란이 되는 것도 싫어서 (학위를) 반납했는데 대학에서는 그 정도로 괜찮다는 것이다. (대학 측) 공식 보도자료를 봐달라”고 답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에게 “정당정치를 강조하시는데 대연정은 우리 민주당의 당론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문 전 대표는 “정책 공약도 후보 캠프가 아닌 정당에 맡겨야 한다고 하셨는데 엊그제 안 지사의 공약을 보면 국공립 대학에 대한 무상 등록금 정책이 있다. 이는 우리 당 당론인 반값등록금 정책과는 다르다. 정당정치를 하겠다는 주장과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안 지사는 “당 정책연구원에 가서 정부 정책을 구체적으로 이렇게 운영하겠다고 (이미) 당에 제안했다”며 “후보가 된다면 국민들께 동의받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되면 당과 정책 협의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안 지사 측은 토론회 이후 “반값등록금은 우리 당의 공약이 아니“라며 “우리 당의 공약은 국공립대 3분의1 등록금이다. 안 후보의 국공립대 무상 정책은 당론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당론보다 더 강하게 나간 것“이라고 추가로 설명했다. 

안 지사는 반대로 문 전 대표를 향해 “김종인 전 대표 탈당 당시 안타깝다고만 했지 만류나 설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재인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던졌다. 이어 안 지사는 “당 대표 지내시면서 손학규, 김한길, 박지원, 안철수 등의 인물들이 모두 당을 떠났다”며 “당 대표라는 실질적 리더로서 문 후보가 이 과정에서 통합 리더십을 효과적으로 발휘하지 못했다”고 돌직구를 던졌다. 

문 전 대표는 “(김 전 대표에는) 만류하려는 노력을 중간에서 많이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 전 대표를 모셔올 때는 생각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경제민주화만큼은 할 수 있다고 해서 모셔온 것이다. 그 생각에는 변화가 없지만, 정당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우리 당 방식과 많이 다르다. 무조건 따르라는 것도 안 좋다”고 답했다.

당 대표 시절 일부 인사들의 탈당에 대해서는 “당내 권력 투쟁 과정에서 생긴 일이라면 그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우리 당이 혁신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은 혁신에 성공했고 지난 총선에서 성공했으며 우리 당이 정권교체의 주체 정당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에게 “문 후보께서는 지방의원협의회에서 진행하는 광주 합동토론회에도 불참하겠다고 하셨다”며 토론을 피하는 듯한 문 전 대표를 꼬집었다.

문 전 대표는 이에 대해 “토론은 피할 생각이 없지만 스케줄을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 없다”며 “토론 일정은 당과 협의해서 만들어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1,2차 토론회와 달리 예비후보들이 한층 검증에 치중한 모습이었다. 다만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이나 기본소득 같은 각 후보들의 복지 공약,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대연정 발언 및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캠프 인사 영입 논란 등 지난 토론회 당시 도마 위에 올랐던 사안들이 반복됐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됐던 지난 두 차례의 토론회에 비해 30분 짧은 1시간 30분에 불과해 후보 간 차별성을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14일 오후 KBS에서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후보 합동 3차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의 온라인 생중계 방송으로는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댓글이 화면에 표시됐다. 사진=방송 화면 갈무리.
▲ 14일 오후 KBS에서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예비 경선후보 합동 3차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날 토론회의 온라인 생중계 방송으로는 실시간으로 시청자들의 댓글이 화면에 표시됐다. 사진=방송 화면 갈무리.
다만 지난 두 차례의 토론회에 비해 화면의 다양한 시각적 효과와 각 후보 소개 영상들을 통해 이미지를 통한 각 후보의 특성을 부각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온라인 생중계에서는 각 후보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생각을 담은 실시간 댓글이 간간이 노출되며 쌍방향 식의 방송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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