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탄핵 이틀 만에 청와대에서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삼성동에서 청와대로 들어간지 1476일만의 불명예 귀환이다.

이 자리에는 친박계 의원 및 1000여명의 지지자들이 있었다.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웃었고 일간지 1면에는 그런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이 실렸다.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일보의 1면 사진, 웃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의 눈에 눈물이 비쳤다.

하지만 그가 웃고 울고를 떠나 더 중요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승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제게 주어진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스럽다”면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 주장했다. 언론은 이를 ‘탄핵 심판 불복’이라고 해석했다.

야당도 마찬가지다. 자유한국당을 뺀 4당은 박 전 대통령의 불복을 강하게 비판했다. 불복으로 국론을 또 갈라놨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이 “국민이 아닌 지지층을 향해서만 말을 했다”며 “불복으로 인한 국민 분열과 갈등에 대해서도 무거운 책임이 더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헌재 결정에 승복해 국민 통합에 기여할 것을 기대했으나 허망한 기대”라고 비판했고 바른정당도 “헌재 판결의 존중과 통합의 메시지를 원했지만 대리인을 통해 분열과 갈등의 여지를 남긴 것은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가장 고약한 대통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리고 차기 대선 후보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막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선 후 수사에 선을 그은 것이다. 문 전 대표는 “(대선) 후보가 아니므로 미룰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적폐를 청산하면서 소수의견도 포용하는, ‘원칙있는 통합’을 주장했다.

동아일보가 취재한 탄핵 뒷얘기는 재미있다. 헌법재판관들 사이에 뇌물죄에 대해 이견이 있었고, 결국 뇌물죄를 제외하니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고 한다. 아울러 국론분열을 막기 위해 만장일치를 만드는데 오랜 시간을 들여 토론을 하는 등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박 전 대통령 측 김평우 대리인이 막말변론 한 날, 헌법재판관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두 모여 술을 마셨고, 꽤 많이 마셨다고 한다.

어쨌든 이로서 대한민국은 대선 체제로 돌입하게 됐다. 5월9일 선거가 예상되는데, 각 정당의 경선일정도 곧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달 3일 경, 국민의당은 4월 중, 바른정당은 이달 28일경, 자유한국당은 31일경 쯤 경선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이며, 정의당은 이미 경선을 마치고 심상정 대표를 대선후보로 추대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준비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역대 최대규모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동북아의 정세 불안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일선 판사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저지하려 하자 전국에서 판사회의가 열리고 있다. 판사회의는 법원에서 판사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공식제도로 지난 2009년 신영철 전 대법관 재판 관여 논란이후 8년 만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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