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파면으로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조기 실시됨에 따라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1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늦어도 5월9일까지는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짧은 기간이지만 비상한 각오로 철저히 준비해 정확하고 완벽하게 선거를 관리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중앙선관위 과천 청사에서 선거를 총괄 관리해야 할 선관위의 공정선거관리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이번 대통령선거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아직 정확한 19대 대통령 선거일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 궐위 후 60일 안에는 대선을 치러야 하고 5월 초 연휴 일정 등을 고려할 때 5월9일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공직선거법 제35조에는 대통령의 궐위로 인한 선거는 그 선거의 실시 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하되, 선거일은 늦어도 선거일 전 50일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고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5월9일 50일 전은 오는 20일이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다음 주 초에 국무회의를 열고 선거일을 확정해 공고할 예정이다.

▲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1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 실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사진=KBS 방송화면 갈무리.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11일 박근혜 대통령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 실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사진=KBS 방송화면 갈무리.
김 위원장은 이날 담화문에서 지난 18대 대선에서 국가정보원 선거 개입 등 부정 사태를 의식한 듯 “공무원의 선거개입은 사실 여부를 떠나 그 의혹만으로도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결과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울 수 있다”며 “부정이 개입됐다는 어떠한 논란도 일지 않도록 엄정중립의 자세를 확고히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자유와 공정이 조화되는 준법선거 실현을 위해서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선거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선거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언론을 향해선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을 철저히 검증하되,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는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시민·사회단체에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지 또는 반대 활동을 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대국민 담화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은 대통령의 궐위에 따라 늦어도 5월 9일까지는 새 대통령을 선출해야 하는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지금까지 나타난 여러 가지 갈등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더 고조되고, 선거분위기가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것인지,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해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수많은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국민 여러분이 있었습니다. 다시 한 번 우리 국민의 저력을 발휘하여야 합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갈등과 분열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엄중한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의미를 무겁게 인식하고, 헌법으로부터 부여받은 소임을 다하여 엄정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것입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비상한 각오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정확하고 완벽하게 선거를 관리하여 국민의 뜻이 선거결과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선거의 모든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신뢰를 한층 더 높이고, 유권자가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는 데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특히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각종 선거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고, 정책으로 경쟁하는 선거분위기를 조성하겠습니다.

자유와 공정이 조화되는 준법선거 실현을 위해서도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선거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선거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국민의 참여가 전제되지 않는 민주주의는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참여만으로 민주주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을 단호히 거부하고 근거 없는 비방이나 허위사실에도 현혹되지 않는 현명한 유권자가 되어야 합니다.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어떠한 시도에도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오로지 정책과 공약 그리고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꼼꼼히 따져 대한민국을 희망으로 이끌어갈 적임자를 선출해야 합니다.

정당과 후보자도 실현 가능한 정책과 공약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법을 성실히 준수하여 선거를 바로 세워야 합니다. 선거가 바로 서야 정치가 바로 서고, 정치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를 통해 정치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에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거듭 당부 드립니다.

언론도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이나 공약을 철저히 검증하되,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는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시민·사회단체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지 또는 반대활동을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직자 여러분께도 당부 드립니다. 공무원의 선거개입은 사실 여부를 떠나 그 의혹만으로도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결과에 대한 국민 불신을 키울 수 있습니다. 부정이 개입되었다는 어떠한 논란도 일지 않도록 엄정 중립의 자세를 확고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번 대통령선거는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거입니다. 선거에 반드시 참여하여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십시오.

우리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대통령선거를 반드시 참여와 화합의 아름다운 선거로 이루어내어 대한민국에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3월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김용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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