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8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10일 오전 11시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13일이나 혹은 13일 이후가 아니라 10일 선고를 내리는 배경 등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헌재는 8일 오후 3시부터 재판관 전원이 참석한 평의를 오후 5시가 넘도록 진행했다. 이에 대해 헌재 측은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평의가 길어진)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답했지만 선고 기일을 두고 논의가 길어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헌재의 심판절차상 심리기일 지정은 출석재판관 과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8명의 재판관이 모두 참석했을 경우, 5명이 찬성하면 선고기일 지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최소 5명이 10일 선고에 찬성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재판관 8명의 결론이 모두 내려진 것으로 보기에는 또 무리가 있다. 헌재 측은 기자들과의 브리핑에서 9일 평의 유무에 대해 “확인된 사항은 없지만 평의는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재판관들은 10일까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퇴임날인 13일에도 선고는 가능하다. 하지만 이날 선고를 내릴 경우 퇴임 전에 선고를 내려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3일 여유를 두고도 13일은 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더불어 오는 주말 동안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 역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고 기일 발표를 두고 “국가적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선고기일을 하루라도 앞당겨 지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재판관들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탄핵 결정, 탄핵 기각, 탄핵 각하 등 세 가지다. “결정문은 결정, 기각, 각하로 나눠지냐”는 질문에 헌재 측은 “알려드릴 것이 없다”고 말했지만 ‘각하’가 거론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만약 선고가 탄핵으로 결정될 경우 제 19대 대통령 선거는 오는 5월9일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헌법 제68조2항, 공직선거법 등에 따르면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한다고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