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부당해고 실토하고 부사장(백종문), 세월호 유족 폄훼 리포트 옹호하고 보도본부장(오정환),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통화 내용 불법입수 의혹 받고 보도국장(문호철), 세월호 유족 폄훼와 ‘일베’ 글 퍼 날라도 ‘100분 토론’ 담당 부장(박상후).

MBC 김장겸 신임 사장 취임 이후 인사발령 난 주요 임원과 보직간부들 면면이다. 지난달 23일 김장겸 전 보도본부장이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3일까지 이뤄진 MBC 임원·간부 인사 결과는 한마디로 ‘청와대 방송’의 김장겸식 연장이었다.

3일 발표된 보직 간부 인사발령 명단에서도 논란의 인물들이 대거 주요 보직을 맡게 됐음이 확인됐다. 특히 눈여겨볼 만한 인물은 시사제작1부장이 된 박상후 보도국 문화레저부장이다. 시사제작1부는 MBC ‘100분 토론’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부서다. 무엇보다도 사회 현안에 대한 균형 감각과 공정성이 요구되는 보직이다.

그러나 잘 알려진 것처럼 박상후 부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MBC 전국부장으로 ‘유가족의 조급증이 화를 키웠다’는 식의 보도로 물의를 빚었던 장본인이다. 지난해 5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안광한 전 사장, 이진숙 대전MBC 사장과 함께 그에게도 세월호 ‘보도 참사’의 책임을 물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 지난달 22일 서울 상암동 MBC 신상옥 앞 광장에서 열린 친박집회에 박상후(왼쪽) MBC 문화레저부장이 극우논객 변희재씨(오른쪽) 옆에 서 있다.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지난달 22일 서울 상암동 MBC 신상옥 앞 광장에서 열린 친박집회에 박상후(왼쪽) MBC 문화레저부장이 극우논객 변희재씨(오른쪽) 옆에 서 있다.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박 부장은 2014년 5월7일 ‘뉴스데스크’ 데스크 리포트에서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해양수산부 장관과 해양경찰청장 등을 불러 작업이 더디다며 압박했다”며 “조급증에 걸린 우리 사회가 왜 잠수부를 빨리 투입하지 않느냐며 그를 떠민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MBC 기자 121명이 박 부장의 리포트 비판하며 국민에게 대신 사과 성명을 냈다.

게다가 그는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저장소’에 올라온 글과 거의 같은 글을 MBC 사내 게시판에 올리고, 이 사이트에서 자주 사용되는 용어를 뉴스 원고에 넣으려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부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상암동 MBC 신사옥 앞에서 열린 친박집회에도 등장했다. (▶유가족 ‘폄하’ 논란 박상후 MBC부장, ‘일베’ 글·용어 사용 논란)

박상후 문화레저부장 밑에서 방송심의 규정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안광한 경영진을 옹호하는 성명을 리포트로 제작해 공영방송 뉴스 사유화에 앞장섰던 김태래 기자는 문화레저부장이 됐다. 김 기자는 포항MBC 출신으로 2012년 MBC 공정방송 파업 이후 경력으로 입사했다.

이외에도 MBC 파업 이후 경력으로 입사한 차장급 기자들이 보도국 주요 보직을 맡게 됐다. 동아일보 출신의 김기현 정치부 기자는 정치부장으로, YTN 출신의 김태진 전국부장은 사회2부장으로 승진하거나 자리를 옮겼다.

한편 2005년 이상호 전 MBC 기자가 폭로한 ‘구찌 핸드백’ 사건에 연루돼 징계받았던 신강균 통일방송연구소장은 이번 인사에서 광고국장으로 영전했다.(▶“이상호가 ‘유죄’면 우리도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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