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에 대한 언론의 보도로 촉발된 탄핵정국이 4개월째에 접어들면서 계절은 어느덧 겨울을 지나 봄이 성큼 다가왔지만 아직 바람 끝은 차갑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은 지난달 28일 변론 종결 뒤 본격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논의를 시작했다. 헌재는 이정미 재판관 퇴임일인 3월 13일 이전 선고를 위해 매일 평의를 열 방침이다. 4개월 동안 지속된 탄핵촉구 촛불시위의 한 축을 이뤘던 ‘박근혜정권퇴진 전국대학생시국회의’ 소속 학생들은 탄핵심판을 앞둔 정국을 맞이한 시국선언문을 3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발표했다.

대학생들은 4개월째 지속된 광장의 촛불은 1천5백만을 넘어 박근혜 정권과 제2의 박근혜인 황교안의 즉각퇴진, 헌재의 신속탄핵, 공범자들의 구속을 요구하고 있는데 박근혜와 그 일당은 세력 결집을 도모하며 탄핵 인용 방해 작업을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 황교안 권한대행은 정권 퇴진의 걸림돌이며 특검 연장을 거부하면서 박근혜와 공범이라는 사실을 시인했고, 보수 언론들은 박근혜 일당이 세력 결집에 나서자 ‘태극기 부대’의 규모를 과장 보도하면서 탄핵 인용 방해를 돕고 있다고 주장했다.

▲ 박근혜정권퇴진 전국대학생시국회의 소속 학생들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 박근혜정권퇴진 전국대학생시국회의 소속 학생들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전국대학생시국회의는 추운 겨울에서 봄이 될 때까지 학생들이 촛불을 든 이유가 비단 부패비리 때문만이 아니라 대학생들의 최저 인생과 권력층의 특혜 인생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이 사회의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학생들의 삶 자체를 옥죄는 높은 등록금, 부당한 입학금과 이윤을 앞세운 대학구조조정, 나쁜 일자리와 노동개악, 역사를 왜곡하는 국정교과서와 한일 위안부 합의, 세월호 참사 등 모든 사회 부조리의 숨통을 끊기 위해 박근혜 세력의 결집에 맞서 촛불의 심지를 더 굳건히 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전국대학생시국회의는 촛불을 들었던 학생, 시민들의 요구가  원내4당이 합의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탄핵 판결’임을 명확히 하고 황교안 총리 이하 박근혜 체제 청산을 위해 시국선언(6일 이화여대 시작)과 시국강연회, 학내 캠페인 등을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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