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주요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한 자리에서 격돌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간 첫 합동 토론회가 3일 오후6시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서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 민주당 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참석해 토론을 진행한다.

먼저 후보자 별 2분 간 모두발언을 진행한다. 민주당 측에 따르면 모두발언 순서는 방송 전에 제비뽑기를 통해 정해진다. 이후 각 후보들은 공통 질문을 받고 순서대로 답하게 된다. 공통 질문에 대한 각 후보들의 답변이 끝나면 후보들은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상호토론을 벌인다. 이후 다시 특정 주제에 대한 공통질문과 응답 순서가 이어진다.

주로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강경한 반응, 탄핵을 둘러싼 국론 분열 등의 주제를 두고 후보 간 치열한 토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예비후보들은 3일 합동 토론회를 제외한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토론회 준비에 전념할 예정이다. 이재명 시장은 오전 인터넷 방송 출연 일정과 오후 일자리 정책 공약 발표 등의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합동 토론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 시장 측은 “한꺼번에 갑자기 토론을 준비하기보다 해왔던 것들을 편안하게 풀어놓는 것이 전략”이라고 말했다.

▲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 사진=포커스뉴스
▲ 안희정 충남도지사(왼쪽)와 이재명 성남시장(오른쪽). 사진=포커스뉴스
3일 예정된 토론회에서의 관전 포인트는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지난 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3월1주차 대선주자 지지율 동향에 따르면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14.5%로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공고히 자리잡고 있던 안 지사의 민주당 2위 주자 자리가 ‘선의’ 발언과 자유한국당과의 대연정 등의 논란을 거치며 다소간 흔들리는 징조다.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9.0%로 지난주에 비해 1.1%p 하락했지만,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재차 촛불 민심이 집결하고 있는 국면을 활용해 자신의 선명성을 부각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탄핵 심판 기각 승복 입장 등에서 차이를 보여온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간의 격돌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날 페이스북을 통한 생중계는 되지만, 기본적으로 라디오 토론이라는 점에서 후보 간 선명성 경쟁과 신경전보다는 비전과 공약을 통해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는 선에서 '집토끼'를 잡는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을 포함해 전체 대선후보들 중 지지율 1위 자리를 굳혀가는 문재인 전 대표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문 전 대표는 1위 후보자답게 안정적인 답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호토론의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에, 이재명·안희정 후보가 상호 신경전이 아닌 1위 후보인 문 전 대표를 향해 합동으로 날카로운 질문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때 수비수 입장에 서게 될 문 전 대표가 자신에게 마이너스가 될 답변을 내놓지 않는 것이 관건이다.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제공=문재인 전 대표 측.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제공=문재인 전 대표 측.
한편 민주당 후보 간 합동토론회 일정이 확정되기 전 후보들 간 토론회 횟수를 두고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민주당 내 2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후보들은 민주당 측에 되도록 많은 토론 기회를 만들어달라고 강하게 요청하며, 문 전 대표를 향해 토론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 선관위는 당초 탄핵 심판 선고 날짜로 가장 유력한 3월10일 전에는 후보 합동 토론회를 CBS라디오 토론회 하나만 열기로 정했다. 그러나 이재명 시장 측과 안희정 지사 측에서 토론회가 충분하지 않다며 오는 6일 오마이TV에서 주관하는 인터넷 방송 토론회 일정을 추가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민주당 입장에서는 탄핵 전 대선후보 토론회를 연다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경선 선거인단 모집 오프닝 행사도 하려다가 취소했다. 단순히 (1위 지지율을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를 위해 토론회를 꺼린다기보다 당이 대선 국면으로 빨리 가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탄핵 국면에서 조심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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