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MBC·SBS와 비교해 김정남 피살 소식 등 북한 보도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내부 지적이 제기됐다. 상대적으로 특검과 탄핵 관련 소식은 줄었다는 분석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성재호)가 피살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지상파 3사 메인뉴스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보면 KBS는 타 방송사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많은 북한 리포트를 쏟아내고 있었다.
MBC와 SBS는 15일 단 하루만 10꼭지 이상(SBS ‘8뉴스’ 14꼭지, MBC ‘뉴스데스크’ 12꼭지)을 보도했을 뿐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뉴스 발굴과 기획, 가치 판단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KBS의 북한 관련 보도는 지나치게 많다”며 “한 꼭지로 내보내도 충분할 내용을 굳이 두서너 꼭지로 벌리는 ‘신공’이 횡행한다”고 비판했다.
북한 관련 보도가 늘면서 탄핵 심판과 특검, 대선 관련 보도가 줄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이날 SBS ‘8뉴스’는 탄핵·특검·대선 관련 보도가 13꼭지, 김정남 피살 등 북한 보도는 4꼭지에 불과했다.
KBS ‘뉴스9’은 20일과 21일 북한 보도를 각각 14꼭지, 11꼭지 쏟아냈지만 탄핵·특검·대선 관련 보도는 2꼭지, 3꼭지에 그쳤다.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같은 기간 북한 관련 보도는 6꼭지, 4꼭지에 불과했고 SBS ‘8뉴스’도 5꼭지, 3꼭지 수준이었다. 보도량에서 지상파 3사 가운데 KBS가 가장 많은 것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는 김정남의 최근 행적을 두 꼭지로 나누는가 하면 타사는 보도하지 않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까지 엮어 리포트 개수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그나마 내보내는 국정농단 관련 보도는 대통령 측에 유리한 논조”라며 “지난달 22일 김평우 대통령 대리인의 경우 ‘내란’ 운운하며 헌재와 국회를 협박하고 매도하는 막말을 쏟아내 거센 지탄을 받았으나 KBS 뉴스9는 마치 정당한 변론을 펼치고 재판부가 이에 응수하는 상식적 상황인 것처럼 묘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