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공채 1기 출신의 이명선 기자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진행하는 스토리펀딩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가 주목받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연재 4회 만에 목표금액 500만원을 돌파했고 TBS 라디오 인터뷰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이 기자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오랫동안 망설였던 이 기획을 통해 종편에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풀어 낼 생각”이라며 “내부고발을 하겠지만 분노에 찬 비난만을 쏟아내고 싶지는 않다. 어쩌면 이 기획은 ‘종편에는 나쁜 기자만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해당 프로젝트는 방송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알기 어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령 ‘목소리를 빌려준다’는 개념 등이 그렇다. 기사 쓸 사람은 정해졌는데 읽은 사람이 없을 때 행해지는 방송계 관행이다. 신문으로 치면 실제 기사를 쓴 사람과 바이라인이 다른 것이다.

▲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 스토리펀딩 화면 갈무리
▲ '나는 왜 종편을 떠났나' 스토리펀딩 화면 갈무리
공교롭게도 이 기자는 ‘목소리를 빌려준 것’ 때문에 “문재인, 상가 건물 팔 때도 ‘다운계약서’”라는 오보의 당사자가 됐다. 이 기자는 “대선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마어마한 의혹이었지만 나로서는 지금 당장 확인할 길이 없었다”며 “(반면) 선배의 요구는 무조건적이었다”고 썼다.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 행위 취재에 대해서는 “2명이나 달라붙어서 취재할만한 사안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었다. 고민을 거듭할수록 지시 근간에 대한 의심은 점점 시청률로 향했다”면서 “나는 기자란 감투를 썼을 뿐 음란 행위 영상을 찾으며 시청률을 올리는 존재인가”라고 썼다. 

이에 대해 독자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먼저 그럴 줄 모르고 갔냐는 비판이다. 한 독자는 댓글에 “정말 언론을 선택하면서 종편이 무엇인지, 어떤 집단인지 모르고 지원했다는 겁니까?”라고 따져물었다. 

또 다른 반응은 이 기자에 대한 응원이다. 한 독자는 댓글에서 “이런 양심선언이 이제라도 반갑다”고 썼고 또 다른 독자는 “어느 업종이든 내부자들의 치부를 들추는 건 정말 고역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솔직한 글들이 대중들에게 먹히는 시대가 왔다. 강력히 응원한다”고 썼다. 

익명앱인 블라인드에 올라 온 기자들의 반응도 볼 만 하다. 한 채널A 직원은 “이직한 수많은 선후배들이 저런 문제 때문에 옮겼다. 그래도 달라지는 게 없는 게 함정”이라고 썼고 KBS 직원은 “이 바닥 구습이고 관행이고 모르는 바 아니나 저건 너무하다”며 “노조 기자협회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라”고 썼다. 하지만 채널A에는 노조가 없다. 

이 기자가 느꼈던 시청률, 무리한 취재지시 등은 비단 이 기자가 몸 담았던 채널A만의 문제는 아니다. 종편 채널만의 문제도 아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지 모든 언론사가 가지고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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