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사건번호 2016헌나1) 최종변론이 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같은달 22일 헌재는 첫 준비기일을 열어 준비기일 세 차례와 변론 열여섯 차례를 거쳤다. 27일 최종변론은 스무 번째 열리는 재판이다.

그간 헌재는 증인 25명을 불러 신문했다. 박 대통령 측은 총 90여명의 증인을 신청했고, 이중 36명이 채택됐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사 헌재에 제공한 3만2000여쪽의 수사기록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의 13가지 탄핵사유에 대해 심리하기 시작했고, 대통령 측은 검찰 수사기록을 요구해 전체 수사기록은 5만여 쪽까지 늘었다. 수사기록이 5만여 쪽이나 된다는 등의 이유로 박 대통령 측은 최종변론기일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이날은 8일체제로 진행된 첫 변론이었다. 사진=포커스뉴스
▲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주재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이 열리고 있다.이날은 8일체제로 진행된 첫 변론이었다. 사진=포커스뉴스

국회 측은 헌재가 요구한대로 지난 23일 297쪽에 달하는 최종준비서면을 제출했다. 최종변론에선 “최종준비서면이 있으니 구두 변론은 한 시간 전후로 할 계획”이라고 권성동 바른정당 의원은 밝혔다. 권 의원이 먼저 변론을 하고, 대리인단 총괄팀장인 황정근 변호사와 이용구 변호사가 변론한 뒤 이명웅 변호사가 마무리 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 측은 탄핵절차에 문제가 있고, 박 대통령이 파면당할 정도로 중대하게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장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 측은 최종변론기일을 미뤄야한다는 입장으로 최종준비서면은 제출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 본인도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헌재는 27일 변론을 마치겠다는 입장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이에 반발하고 있고, 지난 변론당시 대통령 대리인단 이중환 변호사는 일부 대리인단이 재판관을 공격하는 행위를 ‘각자 대리행위’에 근거한 일탈행위로 규정한 바 있어 이날 역시 대리인단이 돌발행동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현재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17명으로 불어났는데 시간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만큼 장시간 변론도 예상된다.

이날 최종변론을 마치면 재판관들은 박 대통령 파면여부에 대해 비공개회의인 ‘평의’를 시작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에선 2004년 4월30일 최종변론 후 2주 뒤인 같은해 5월14일 선고했으며 선고 일정은 3일전인 5월11일에 공지했다.

다만 평의 기간이나 횟수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선례를 근거로 2주뒤인 3월13일 선고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헌재안팎에서 탄핵 선고일정과 인용여부를 두고 시위가 격해지기 때문에 선고일을 좀 더 빨리 지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7일 헌재 앞에는 이른 시각부터 박 대통령 지지세력 수십 명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강일원 주심재판관에 대해 비난했다. 헌재 인근에는 경찰병력200여명이 배치됐고, 재판관들에겐 실탄을 소지한 경호원이 이미 경호를 시작했다. 이 대행과 강 재판관은 이날 시위대가 자리 잡기 이전 일찍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헌재 청사 내부에 기자를 사칭한 50대 중년 여성이 청사 내부를 촬영하다 적발돼 잠시 소동을 일으키다 헌재 관계자와 경찰이 제지해 여성을 청사 밖으로 내보내는 일도 벌어졌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