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청와대 행정관(39)이 ‘대통령 비선진료’ 혐의와 관련한 피의자로 박영수 특검팀에 소환됐다. 특검팀이 소환 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밝힌 이 행정관은 이후 기소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 행정관은 24일 오전 9시 50분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팀이 지난 23일 체포영장 집행을 공개 예고한 후 하루 만에 자진 출석한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특검팀의 거듭된 소환통보에 불응해왔다.

이 행정관은 특검 사무실 전용 승강기에 오르기 전 쏟아진 취재진의 질문에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취재진은 이 행정관에게 “비선진료 의료진을 청와대 출입시켰냐” “최순실 차명폰 폐기했느냐” “누구 지시로 차명폰 만들었냐” “그동안 왜 소환에 불응했느냐” 등을 물었다.

▲ 청와대 ‘비선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피의자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민중의소리
▲ 청와대 ‘비선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 2월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에 피의자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민중의소리

특검팀은 비선진료 의혹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관계, 최씨 ‘대포폰(차명폰)’ 사용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 행정관이 정호성(48·구속기소) 청와대 비서관에게 ‘기치료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주사 아줌마 들어가십니다’ 등 문자를 수차례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

이 행정관은 비선 진료 핵심 의료진인 김영재씨 및 그의 아내 박채윤씨(47·구속기소) 등 민간인을 적법한 절차 없이 청와대에 출입시킨 데 개입하기도 했다. 김영재씨는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 의원의 대표로, 대통령 관련 허위 진료 기록 작성부터 서울대 외래 교수 위촉 특혜, 산업통산자원부 R&D 지원사업 선정 특혜 의혹 등 혐의를 사고 있다.

이 행정관은 민간인인 최씨가 청와대를 적법절차없이 출입할 때 운전기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2014년 4월16일 ‘대통령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유효한 진술을 할 키맨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에서 머물러 박 대통령을 보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행정관이 국회 청문회 불출석한 것에도 혐의를 적용했다. 이규철 특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행정관 체포영장 혐의에) 국회 청문회 불출석 부분도 포함됐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행정관은 이날 취재진의 접촉을 피하기 위한 꼼수를 쓰며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다. 통상적으로 피소환자들은 유일한 특검 사무실행 출입구인 3층 우측 3번째 승강기로 곧장 출석하지만 그는 1층에서 승강기를 타고 15층으로 올라갔다가 3층으로 내려와 취재진들을 따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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