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 제48회 한국 기자상 대상은 ‘최순실 게이트’의 포문을 연 TV조선‧JTBC‧한겨레에게 돌아갔다. 공동수상은 48회째인 한국기자상 사상 첫 사례다. TV조선 특별취재팀의 ‘미르‧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JTBC 특별취재팀의 ‘최순실 국정개입사건’, 한겨레의 ‘최순실 게이트’ 보도가 그 대상이다.

한국기자협회는 세 보도에 대해 “자칫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질 수 있었던 권력형 비리를 집요하게 파헤쳐 세상밖으로 이끌어내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권력 감시와 국민 알권리 충족이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에 충실했고 나아가 언론의 필요성을 새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효성 한국기자상 심사위원장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언론이 심기일전하여 올곧은 기자 정신과 끈질긴 취재력으로 언론의 감시와 비판 기능을 회복했다”고 평가했다.

48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은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0시30분부터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기자들은 수상소감을 통해 최근 기사 가치가 폄하되는 상황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TV조선 특별취재팀 대표로 수상소감을 발표한 서주민 기동팀장은 “최근 기사에 대해 ‘기획 폭로’라는 황당한 음해, 정치적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어떻게 하면 국정농단의 실태를 밝힐 수 있을까 기획했지, 단언코 기사를 꾸며내거나 만들어낸 일은 없다”고 수상소감을 시작했다.

서주민 팀장은 “기사를 쓰면서 용인되지 않은 일, 취재 윤리를 벗어난 일을 한 적 없다”라며 “선동이 판을 치는 가운데 정말 큰 거짓말을 해서 거짓말이 드러나니, 또 다른 거짓말과 조작으로 보도를 폄하하는 부분이 있는데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서주민 팀장은 “대한민국이 위기라고 하는데 이번 과정을 통해 거치면서 언론이 제 역할을 했다”라며 “앞으로도 민주주의가 제대로 굴러가게 하는 언론의 역할을 하는 기자, TV조선이 되겠다”고 말했다.

▲ TV조선 특별취재팀.
▲ TV조선 특별취재팀. 사진=정민경 기자
JTBC 역시 최근 JTBC의 태블릿PC보도가 조작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일부 보수단체를 지적하는 수상소감을 발표했다. JTBC 손용석 기자는 “보도를 내보낸 지 넉달이 지나는 동안 탄핵심판도 진행됐고 한켠에서는 태블릿PC가 조작됐다는 황당한 가짜뉴스가 퍼지고 있다”며 “JTBC가 검찰과 짰다는 가짜뉴스도 있다”고 말했다.

손 기자는 “현재 (가짜뉴스들로 인해)매우 고초를 겪고 있는 (손석희)사장과 부장, 동료들의 신뢰가 있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손 기자는 “세월호 보도 이후 두 번째 한국기자상 대상을 수상하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기사는 전형적인 사건 기사”라며 “팩트는 현장에 있고 기사는 머리가 아니라 발로 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8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에서  TV조선 특별취재팀의 ‘미르‧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JTBC 특별취재팀의 ‘최순실 국정개입사건’, 한겨레의 ‘최순실 게이트’ 보도가 대상을 받았다. 사진=정민경 기자
▲ JTBC 특별취재팀. 사진=정민경 기자
한겨레 김의겸 기자는 “뻗치기를 하고, 안돌아가는 머리 쥐어짜고 마감 쫓기며 기사를 쓰는 노고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기자들이 주는 상이기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 한겨레 취재팀. 사진=정민경 기자
▲ 한겨레 수상팀. 사진=정민경 기자
48회 한국기자상 부문별 수상작과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대상: △미르·K스포츠재단 권력형 비리 의혹 = TV조선 특별취재팀 △최순실 국정개입사건 = JTBC 특별취재팀 △최순실 게이트 = 한겨레신문 김의겸, 강희철, 류이근, 하어영, 방준호 기자

취재보도부문: △진경준 검사장 '수상한 주식대박' 의혹 = 한겨레신문 최현준, 서영지, 김재섭 기자 △세월호 선언 등 9천473명, 문화계 블랙리스트 확인 = 한국일보 조태성 기자

기획보도부문: △의원 298명 후원금 지출 전수조사 = 한겨레신문 고나무, 김경욱, 김민경, 권승록 기자 △ 독한 사회-생활화학제품의 역습 = 경향신문 김기범, 이혜인, 이혜리, 이효상 기자 △시사기획 창-훈장 = KBS 이병도, 최광호, 이상훈 기자, 전 KBS 최문호 기자

지역취재보도부문: △평택 '원영이 사건' = 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 최해민, 최종호, 이영주, 강영훈, 류수현 기자 △여교사 성폭행 사건 = 목포 MBC 김진선, 김양훈, 양현승, 고재필, 민정섭 기자

지역기획보도부문: △복지사각 '제로맵' = 부산일보 이자영, 이대진, 장병진, 민소영, 안준영 기자 △대하기획 인류무형유산 제주잠(해)녀-제주해녀 미래성장동력으로 = 제민일보 고미, 한권, 이소진 기자

전문보도부문(사진보도): '팔짱끼고 웃으며 조사받는 우병우 전 수석' = 조선영상비전 고운호 기자

제7회 조계창 국제보도상: 재스민 혁명 5년, 끝나지 않은 아랍의 봄 = 한국일보 국제부 김현우·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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