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해 자문단 인사 발표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 당 차원의 공개 토론회를 통해 공약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자신의 캠프에서 촛불혁명을 실현하기 위한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 시장은 문재인 전 대표의 최근 정책 자문단 인사 영입 공개를 겨냥해 비판적인 의견을 쏟아냈다. 이 시장은 “당 후보를 뽑는 과정에서 미리 후보들이 자기 식구들 만들어서 소위 인재영입이라고 하는데, 자기 세력 확장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사람은 좋은데 어느날 주변에 이상한 사람들 모여서 망가지는 것 다들 봤을 것이다. 과도한 측근(들이 모이는 것)은 오히려 정당정치와 민주주의에 조금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 대선 행보를 이어가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선 캠프에서 '촛불혁명실현'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 대선 행보를 이어가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선 캠프에서 '촛불혁명실현' 정책공약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포커스뉴스
문재인 전 대표는 23일 오전에는 반도체 시스템 엔지니어인 인텔 수석매니저 출신 유웅환 박사 영입 소식을 알렸다. 최근에는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내각 당시 활동했던 장·차관급 인사 60여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문 전 대표와 자신을 비교하며 “지금 누구는 백화점 쇼 윈도우에 가장 아름답게 포장된 상태로 전시돼있다. (누구는) 저기 뒤에 묵은 창고에 갇혀있으면서 지라시 같은 데에 찍혀서 돌아다니고 있는 그런 상태”라며 비유했다. 

23일 오전 리얼미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가까스로 두 자리 수인 10.1%의 지지율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문재인 전 대표(32.4%), 안희정 충남도지사(19.2%),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11.6%),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10.5%)에 이어 5위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반등의 기회를 노리기 위해 이 시장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시점인 촛불국면 당시의 의제를 꺼내들고, 비교적 타 후보에 비해 자신있는 토론을 통해 자신을 타 민주당 후보에 비교해 부각될 기회를 달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한 이 시장은 “쉽게 (민주당을) 로봇 태권 브이에 비유할 수 있다. 당의 지휘 조정간을 잡을 철수와 영희 중 누구를 고르는데 철수가 온갖 갑옷에 무기와 장비를 막 챙기고 있다. 조정간 잡는 것은 역량이 되느냐를 가지고 따져야지 얼마나 많은 장비를 갖췄느냐를 따지면 로봇 태권 브이는 의미가 없지 않나. 정당도 의미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자신의 자문단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최고의, 신원은 밝힐 수 없는 분들이 많이 도와주고 계신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처럼 어떤 인물들로부터 정책 자문을 받고 있는지 매번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개인적으로 많이들 영입하고 싶기도 하고 지지율 오를 때는 많이들 자원해주셨다. 미안하지만 제가 안 받았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분들 엄청 많았다. 하지만 후보되면 당의 자원과 저와 인연 맺지 않은 좋은 인재도 써야 하니까 많이 (영입)하면 그 자리를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이 시장 캠프에서 공개적으로 정책자문인사로 밝힌 인물은 이한주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다. 이 시장은 기본소득 공약 마련에 이 교수의 자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사람들 모아 자문세력을 발표하는 것이 선거운동이면서 탄핵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토론은 안 된다며 후보검증은 나중에 하자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며 “당에서 어떤 사람들이 대통령으로서의 자격 갖췄는지 판단할 수 있게 조치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 시장은 이날 촛불민심을 위한 공약으로 △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수사와 처벌 △세월호 특검법 제정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이산가족 상봉 추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범죄에 대한 형사처벌 및 민사적 책임 △국민소환·국민발안제 도입 및 국민투표 확대 △법인세 특혜 정상화 △상속증여세 철저 징수 △제벌체제 해체 △법죄수익 환수법 제정 △국가기록정보위원회 신설운영 △공익제보자 보호 제도 도입 △청와대에 촛불혁명기념관 설치 등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또한 촛불공동행동이 내건 6대 긴급현안인 △세월호 진상규명 △백남기 농민 특검 △사드배치 중단 △국정 교과서 폐기 △성과퇴출제 등 노동개악 중단 △언론장악금지법 처리 등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촛불의 거대한 분노와 열망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촛불혁명의 완성은 권력자의 교체나 단순한 정권교체를 넘어 촛불민심의 열망을 실현하는 진정한 촛불정권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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