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의 서석구 변호사가 ‘지미 리’라는 재미교포가 JTBC를 미국 법원에 고소했다는 내용을 주장한 것에 대해 “격려의 뜻에서 이야기 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해 무책임하다는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 변호사는 21일 오전 SBS 라디오 ‘박진호의 시사전망대’에서 “지미 리라는 재미동포가 JTBC를 미국 법원에 고소했다는 내용이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서 변호사님도 이 뉴스를 진짜처럼 발언을 하신 것으로 알려졌다”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서 변호사는 “지미 미라는 분이 미국에서 왔다고 소개하고 JTBC에 대한 집단 소송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길래, 그것은 잘한 것이라고 내가 얘기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그 사람의 기자회견에 동참하거나 이런 것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되려 "태극기집회에서 얘기했다는 것도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 2월20일 JTBC 방송화면 캡쳐
▲ 2월20일 JTBC 방송화면 캡쳐
이어 박진호 앵커가 “그 분이 자기 판단으로 그렇게 얘기한 것이다. 이런 말씀이군요”라고 하자 서 변호사는 “본인이 그렇게 얘기하길래 제가 덕담으로 얘기한 것에 불과합니다”라고 재차 답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서 변호사의 해명은 대통령 대리인단 신분으로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 변호사는 11일 태극기집회가 끝난 이후 미주애국청년연합 인터뷰에서 “버지니아 미국에서 와서 불굴의 투혼을 발휘하면서 JTBC 조작된 언론을 상대로 싸움을 걸고…국민이 이렇게 대거 참여해서 소송단을 구성한 것 감사와 존경을 표합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영상은 여전히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지난 4일 열린 태극기집회에서 “어떤 해외교포는 손석희를 상대로 500만 불을 청구했다”면서 “우리 집에서도 제 아내, 애들 둘 다 청구했다”고 말했다. 애초 한 커뮤니티 글에서 시작된 해당 내용은 몇몇 인터넷 보도와 이들의 발언에 힘입어 마치 ‘진짜 뉴스’처럼 포장됐다. 

'가짜뉴스'의 시작은 이달 초 자신을 지미 리로 밝힌 재미교포가 한 극우 커뮤니티에 “JTBC에 대한 미국교포들의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설명”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그는 “버지니아 연방법원에 2월6일자로 자료 일체와 (손배금) 516만불을 1차적으로 청구한다”고 썼다. 이후 몇몇 언론은 검증없이 이를 기사화했다. 하지만 JTBC 취재 결과 미국 버지니아 연방법원에 접수된 고소장은 없었다. 

또 서 변호사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리인당 총사퇴 카드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호 앵커의 “그러니까 중대한 결심이라는 게 대리인단 총사퇴를 말씀하시는 거죠?”라는 질문에 “헌재 재판 태도에 따라서 얼마든지 그런 결심도 할 수 있는 것이고”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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