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공영방송법) 통과와 신상진 미방위원장 사퇴를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국회 미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14명은 2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신상진 위원장에 대한 불신임을 결의해 의안과에 제출하고 농성에 돌입해 언론장악 방지법 처리, 안건조정위원회 구성, 신상진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야3당과 무소속 의원 162명은 지난해 7월 ‘공영방송 이사 추천방식 개선’ ‘사장 선임 시 이사회 3분의 2가 동의하는 특별다수제 도입’ ‘노사동수 편성위원회’ 등이 골자인 4개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신상진 위원장은 7차례나 회의를 열지 않는 방식으로 공영방송법 논의를 거부해왔다.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공영방송법이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됐으나, 자유한국당의 불참으로 논의가 중단됐다.

▲ 20일 오전 야당 미방위 국회의원들이 국회 로텐더 홀에서 언론장악방지법 처리와 신상진 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국회를 방문한 언론노조 집행부가 의원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 20일 오전 야당 미방위 국회의원들이 국회 로텐더 홀에서 언론장악방지법 처리와 신상진 위원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국회를 방문한 언론노조 집행부가 의원들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이치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안건조정위원회 회부’카드를 쓰며 상황을 반전시켰지만 자유한국당이 위원 추천을 거부하며 또 제동을 걸었다. 안건조정위는 상임위 재적 의원 3분의 1이상의 요구로 자동구성되며 6명의 의원이 90일 동안 3분의 2의 동의를 얻는 의결로 법안을 통과하는 방식이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건조정위는 첨예한 대립으로 상임위 구성이 어려울 경우 별도로 논의하기 위해 만든 기구”라며 “신상진 위원장은 안건조정위에 여당 추천 몫이 적기 때문에 논의할 수 없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건조정위는 제1교섭단체가 3석, 다른 교섭단체들이 3석을 가져간다. 민주당이 제1교섭단체이기 때문에 기본 3석을 확보하고 국민의당이 최소 1석을 확보해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는 점을 여당이 우려하는 것이다. 김성수 의원은 “총선 결과 민심이 여소야대였고, 자기네들이 당을 쪼개 1당을 내줬는데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문제”라고 비판했다.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다음 정권은 야권이 집권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야당에 유리하지 않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구조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여당은 정권을 잃을 게 분명한 상황에서 야당의 충정어린 결정에 눈을 감고 무조건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방위 소속 야당 의원 7인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 본회의장 앞 계단에서 ‘안건조정위원회 즉각 선임’ ‘신상진 위원장 사퇴’ ‘언론장악 방지법 처리’피켓을 들고 농성에 돌입했다. 미방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23일 본회의 때까지 릴레이로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신상진 위원장 불신임 촉구안은 국회 의안과에 제출됐으며 이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게 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