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살해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김정남 살인 사건을 조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은 김정남을 살해한 것으로 의심되는 용의자 6명 중 1명을 체포하고, 나머지 용의자를 추적 중이라며 4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대부분 용의자가 북한 출신인 것으로 확인돼 사건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배우 김민희가 한국 배우 최초로 베를린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유부남과 불륜을 하는 역할을 맡은 김민희에게 국내 언론은 영화적 해설보다 김민희와 홍감독의 스캔들을 언급하며 같은 소재의 영화임을 강조했다.

특검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영장을 청구했다. 해당되는 혐의는 직권남용, 직무유기, 특별감찰관 감찰 방해, 국회 증언 불출석 등이다.

다음은 20일 아침에 발행하는 주요 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김정남 살해 용의자 5명은 북한 국적”'
국민일보 '安‘태풍’, 文 흔든다 8.6% 추격'
동아일보 '“北 국적 암살용의자 4명 이미 평양 도착”'
서울신문 '김정남 암살 용의자 5명 북한 국적'
세계일보 '“男용의자 5명 모두 北 국적” 드러난 배후'
조선일보 '출국 4명은 北공작원, 이미 평양으로 갔다'
중앙일보 '“암살 용의자 4명 이미 평양 도착”'
한겨레 '김정남 살해 배후, 북을 가리키다'
한국일보 '“김정남 암살, 4명 이미 평양 도착”'

김정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말레이시아 경찰이 살해 용의자 1명을 체포하고 나머지 용의자는 추적 중에 있다고 밝혔다. 추가로 경찰은 4명의 용의자 신원을 공개했다.

▲ 20일 조선일보 1면.
▲ 20일 조선일보 1면.
용의자 대부분이 북한 출신인 것으로 드러나 사건 배후에 북한 당국이 있다는 의혹이 짙어지는 상황이다. 또한 이미 이들 용의자들이 이미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 경찰청은 용의자 6명을 추적 중이며, 이들 가운데 리지현(32), 홍송학(34), 오종길(55), 리재남(57) 등 4명이 북한 국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또 다른 2명의 용의자를 추적하고 있다고, 이들 역시 북한 국적으로 추정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재 용의자들이 지난 13일 김정남 피살 직후 모두 출국했고 이들 가운데 외교관 여권을 가진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경찰 측은 김정남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부검 결과 이후에 알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김정남의 시신 인도에 대해서는 유족이 시신을 확인해야한다고 밝혔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국적의 여성 용의자 2명에 대한 언론보도에 대해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조사 중”이라고만 밝혔다.

정부와 언론은 김정남 살해 사건이 북한 당국의 조직적 범행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용의자 5명이 북한 국적자임을 볼 때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발표했다.

▲ 20일 한겨레 2면.
▲ 20일 한겨레 2면.
정부와 언론, 북한 배후 대부분 인정…조선일보는 ‘기승전 민주당 비난’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은 북한 공작원 부대가 총출동해서 벌인 조직적인 작전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동아일보 역시 “이번 사건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전문요원으로 추정되는 리재남 등 4명이 치밀하게 계획해 IT 회사 직원 리정철과 동남아 여성 2명 등을 포섭해 실행한 암살 사건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이번 사건을 실행하고 감추려 시도했던 북한에 ‘깡패 국가’라며 비난했다. 경향신문은 ‘김정남 살해 배후 북한, 억지 부릴 생각 마라’라는 사설에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번 암살이 북한의 소행임을 사실상 확인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미궁으로 빠뜨리려던 시도에 비판했다.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는 말레이 당국에 대해 시신 인도를 요구하며 부검에 반대하는 등 진실 규명을 방해하고, 한국 등 적대세력과 결탁했다며 말레이 당국의 부검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억지를 쓰기도 했다.

▲ 20일 경향신문 사설.
▲ 20일 경향신문 사설.
대부분의 언론이 해당사건에 대해 북한이 배후에 있다는 것은 시인하는 분위기이지만 이후 반응은 다른 모습이었다.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리더십 공백 핑계를 대지 말고 외교 업무를 빈틈없이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북한을 비난한 이후 민주당을 비난하는 사설을 실었다. 조선일보는 “집권이 유력한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시대로 돌아가겠다"고 한다”라며 “또 햇볕정책을 펴겠다는 것”이라고 민주당의 대북 정책을 비난했다.

▲ 20일 조선일보 사설.
▲ 20일 조선일보 사설.
김민희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국내 언론은 ‘불륜’에 초점

배우 김민희가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가 베를린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는 다음달 개봉 예정이다.

김민희가 맡은 극중 역할 ‘영희’는 유부남 감독과의 스캔들로 괴로워하는 여배우다. 홍감독과 김민희의 스캔들과 겹치는 부분이 있는 영화인 이유로 국내 언론은 영화를 해설하는 것보다 스캔들을 중계하는데 집중했다.

▲ 20일 서울신문 2면.
▲ 20일 서울신문 2면.
‘자기 얘기 같은 영화서 열연, 홍상수 감독과 커플링 낀 채 회견’(동아일보 22면), ‘유부남과 연정, 현실 닮은 연기 “감독님 사랑합니다”’(한겨레 21면), ‘본인 얘기 같은 영화로 세계적 배우로 우뚝’(서울신문 2면)으로 영화가 스캔들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민희씨가 입고 있는 겉옷이 홍 감독의 것이라는 것을 부각하기도(서울신문 종합 2면) 했다.

동아일보 ‘불륜과 예술’(31면)에서는 김민희가 “감독님 감사합니다”대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했다며 “홍상수 영화는 너무 현실같은 영화인데 지금 벌어지는 것은 너무 영화같은 현실”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도 ‘’김민희 홍상수‘(34면)에서 할리우드 등에서 감독과 여배우가 스캔들을 빠지는 사례를 열거하며 “수상식장에서 이들은 나란히 앉아 깍지 낀 손을 놓지 않았다”며 현장에서 불륜의 모습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 20일 동아일보 31면.
▲ 20일 동아일보 31면.
실제로 영화가 이들의 스캔들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에 언론은 이들의 스캔들을 부각한 모습이기도 하다. 반면 이런 국내 언론을 꼬집는 기사도 있다. 경향신문은 ‘배우 김민희’(28면)에서 SNS상의 상반된 반응을 소개하며 배우의 개인사와 성과는 분리 평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소개했다. 경향신문은 김민희씨에 대한 비난여론에 대해 “디지털 시대의 전근대”, “베를린 수상을 그저 성적인 관점에서 다룰 일 아니다”라는 SNS 반응을 전하며 “우리 사회의 참견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배우 이병헌씨와의 비교를 통해 “한국사회가 물의를 일으킨 남성 배우에게는 관대한 반면 여성 배우에게는 엄격하다”는 주장도 소개했다. 이어 경향신문은 “영화와 현실의 상관관계를 짚으려는 시도,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는 기사가 리뷰의 대부분이었던 국내언론에게, 베를린 여우주연상은 가장 당황스러운 것”이라는 지적을 옮겼다.

▲ 20일 경향신문 28면.
▲ 20일 경향신문 28면.
특검, 우병우에 구속영장 청구…“검찰도 같이 조사해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특별감찰관 감찰방해, 국회 증언 불출석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실질심사 이후 구속여부 결정까지는 통상 1~2일의 시간이 걸린다.

▲ 20일 경향신문 1면.
▲ 20일 경향신문 1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의경이던 아들이 운전병으로 선발되는 데 개입하고, 가족회사인 정강의 회삿돈을 횡령했으며, 변호사 시절 수입을 누락해 탈세했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7울 우병우 전 수석의 처가와 넥슨이 1300억원대 강남역 땅 거래를 하면서 우병우 전 수석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이후 이석수 전 감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우병우 전 수석은 특별감찰관실이 자신을 감찰하지 못하게 방해했다. 이에 특별감찰관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팀은 또 우 전 수석이 2016년 3~6월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 5명을 좌천시키도록 당시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혐의는 직권남용에 해당된다. 특검팀은 또한 우 전 수석이 2014년 CJ E&M을 조사하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어겼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국장급 간부를 강제 퇴직시키는 데 개입했다는 혐의도 수사했다. 이외에도 국회 청문회 불출석 등 혐의가 추가됐다. 우병우 전 수석은 특검팀 조사에서 '민정수석으로서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20일 조선일보 10면.
▲ 20일 조선일보 10면.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영장 청구에 대해 언론은 “마땅한 일”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언론은 우병우 전 수석과 함께 당시 검찰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민정수석실과 검찰이 제 역할을 했다면 최순실씨의 존재가 진작 드러났을 것”이라며 검찰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을 언급했다.

한겨레도 이날 사설 ‘우병우 ‘국정농단 방조’에 검찰 책임은 없나’을 통해 “‘외압’에 동조한 당시 검찰 지휘부의 책임도 마땅히 규명해야 한다”라며 “우병우 개인만이 아니라 검찰까지 조사 대상이 되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특검은 ‘우병우 수사’를 적당히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일 한겨레 사설.
▲ 20일 한겨레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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