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패 자처한 서울경제

서울경제가 사설을 통해 ‘MBC 노조 탄압 청문회’를 추진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비판했다. “환노위의 이번 청문회는 공식 명분과 달리 의도 자체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할 뿐 아니라 시기적으로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라는 것이다.

환노위는 지난 13일 여당의 불참 속에 노조 활동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거나 정직과 부당전보를 내리는 등 노동 탄압을 일삼았던 MBC 경영진에 대한 청문회를 강행처리했다. 

사측이 2012년 MBC 파업 참가 언론인들을 해고하거나 정직, 비제작부서로 배치하는 등 지난 5년간 언론 노동자들을 탄압한 책임을 묻겠다는 조처다.

서울경제는 20일 사설(“국회 환노위의 ‘MBC 청문회’ 숨은 의도 없는가”)에서 “환노위가 밝혔듯이 노조활동을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거나 징계했다면 이는 당연히 MBC 사측이 노동관련법을 위반한 것이라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정작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과연 이것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위반에 그치는 것이냐에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상급단체인 언론노조를 공격했다. 

▲ 서울경제 20일자 사설.
▲ 서울경제 20일자 사설.
서울경제는 “언론노조는 강령을 통해 공정보도를 가로막는 권력과 자본의 횡포에 맞서 편집-편성권 ‘쟁취’를 목적으로 한다고 못 박고 있다”며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정치위원회를 설치하며 이 위원회가 진보정당 활동 관련 교육선전을 담당한다고 규정할 정도다. 각종 정치행사 주관 및 참여조직화 조항도 담겨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언론을 탄압하고 방송을 장악해 노영방송을 만들겠다는…’이라는 MBC 측의 주장에 청문회를 강행하는 환노위가 충분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경제 주장은 메시지가 아닌 메신저를 공격하는 논리적 오류에 가깝다.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는 노동자를 대변하는 이익집단으로서 노동조합이 응당 지향하고 표방하는 가치에 불과하다.

정치세력화는커녕 디아스포라와 다를 바 없는 MBC 상황에 대한 일언반구 없이 두둔하는 것은 이 신문의 “숨은 의도”를 의심케 한다. 

서울경제는 또 “환노위는 청문회 증인 및 참고인에 MBC 현 경영진은 물론 곧 임기를 시작할 신임 사장 공모자 3명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이들 후보는 청문회가 명분으로 내건 과거의 인사조치 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에서 사전 언론 길들이기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한국방송협회 역시 사장 선임을 진행 중인 시점에 청문회를 여는 것은 관련 절차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처사임을 지적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근거가 부족한 주장이다. 사장 공모자 3명(김장겸 보도본부장, 권재홍 부사장, 문철호 부산MBC 사장)은 2012년 파업 당시 보도책임자들이었다. 

파업 관련 재판에서 법원이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이라고 명확히 한 만큼, 이들의 보도 탄압 행위는 MBC 언론 노동자의 근로조건과 떼어내어 생각할 수 없다. 2012년 파업은 불공정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반발에서 비롯했다. 

방송협회는 지상파 3사를 사실상 대변하는 기구로서 협회장은 고대영 KBS 사장이 맡고 있다.

TV조선 USA, 4월 개국

TV조선이 24시간 미주 방송을 시작한다. TV조선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주 대표 한인 방송 라디오코리아와 조인식을 가졌다. 

조선일보는 “별도 비용 없이 시청할 수 있는 디지털 지상파 텔레비전(DTV)을 통해 한인 80만명이 거주하는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방송된다”고 밝혔다.

종합편성채널이 미국에서 최신 프로그램을 24시간 편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TV조선 USA’는 다음달 시험 방송을 거친 뒤 오는 4월1일 정식 개국한다.

▲ 조선일보 20일자 2면.
▲ 조선일보 20일자 2면.
조선일보 “가시청권 인구는 LA 등 5개 카운티 1600만명에 달한다”며 “TV조선은 이번 미 서부 지역 채널 개국을 시작으로 방송 권역을 미주 전역은 물론 다른 국가로 확대,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방정오 TV조선 편성제작 상무는 “해외 교민들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 감동과 재미를 선사하는 예능, 교양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라디오코리아 총괄사장은 “한국 최고의 종편 프로그램과 로컬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차별화된 방송 전략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5·18 폄훼’ 장성민에 5월단체 격분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방송을 진행해 물의를 빚은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대표의 대선출마에 대해 5·18민주화운동 관련 단체들이 ‘후안무치한 행위’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5월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모욕한 장성민이 광주시의회에서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경악했다”며 “장씨는 지난 2013년 5월13일 TV조선의 ‘장성민의 시사탱크 239회’에서 ‘5·18 북한군 개입설’ 조작 자료를 사실인 양 내보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모욕한 바 있다”고 밝혔다.

▲ 광주매일신문 20일자 7면.
▲ 광주매일신문 20일자 7면.
이 단체들은 해당 방송에서 “광주사태 당시 북한 특수부대 1개 대대가 광주에 대거 침투했다”는 탈북자 임천용씨의 주장이 여과없이 전달됐고 진행자였던 장씨도 이를 비판 없이 전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아울러 장씨가 “북한의 특수 게릴라들이 어디까지 광주민주화운동에 관련돼 있는지 그 실체적 진실은 반드시 밝혀야 할 것입니다” 등의 발언을 쏟아낸 것도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보좌했다고 하는 자가 북한 특수게릴라들이 5·18민주화운동에 마치 관련된 것처럼 발언해 광주·전남 시민들의 정의감을 훼손했다”며 “장씨가 광주에서 대통령 선거 출마 운운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위다. 우리들은 5·18정신을 훼손하려는 장씨의 출마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JTBC마저 경마보도?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의 경향신문 칼럼은 지지율에 집중하는 경마보도를 비판한다. 대선후보들의 지지율 등락에만 집중하다보니 “대선후보를 숫자로 치환한다”는 지적. 

“대선보도는 경마로 집중된다. 지지율. 정책은 복잡하고 숫자는 단순하니까. 트럼프 당선을 맞히지 못한 여론조사의 한계는 까맣게 잊는다. 잊는 게 편하다. 비록 틀릴지라도 일단 숫자를 들이대면 사람들은 중독된다. 순간, 숫자가 진실로 인식된다. 대선후보를 숫자로 치환한다. ‘손석희 TV’(JTBC)도 대선후보 연속 대담을 하면서 ‘정책은 시간이 많이 걸리니 다음에 하고 후보 경쟁력 등에 집중’한다고 했다. 경쟁력=지지율이다. 손석희마저 그랬다. 특검 보도는 심층적이지만 대선후보 검증은 단순하게 질주한다. 인터뷰의 절반은 지지율로 채워진다.”

▲ 경향신문 20일자 28면.
▲ 경향신문 20일자 28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대선판으로 불러들인 것도 ‘지지율’이었다. 거품이 꺼지고 나니 “반기문이 될 거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은 이제 아예 반기문을 몰랐던 사람처럼 말”하고 있다. 꼬리가 개를 흔든 격이다.

유 대표는 “반기문이 사라지니 황교안을 불러낸다. 황교안은 출마한 걸까”라며 “황 총리는 탄핵심판 중인 대통령의 권한대행이자 박근혜 정부 핵심이다. 그런데도 여론조사에 포함시킨다. 정의롭지 않은 숫자놀음이다. 정치스캔들로 국가가 위기에 빠졌는데, 권한대행까지 경주마를 만드는 건 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장 지난해 4·13총선에서 경마보도는 엉터리였다. 미국 언론 역시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다. “문제는 여론조사가 부정확할수록 경마보도는 페이크뉴스에 가까워진다”는 지적은 흥미롭다. 

“정치는 숫자놀음이 아니다. 물론 모든 여론조사가 정확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경마보도를 넘어 경마보도주의가 횡행하면 결국 누가 불행해지는 걸까? 대통령을 뽑기 위한 국민들의 선택권을 틀린 숫자들이 보장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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