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진행자로 유명한 김용민 PD가 지난 17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가 반나절 만에 제명 조치를 당했다.

김 PD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거 때마다 제1야당을 막말당으로 말아버리려고 2012년 민주당 소속 총선 후보 김용민을 화면에 소환시키는 종편들에 어떻게 하면 감사의 뜻을 표시할까 싶어서 자유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김 PD는 또 “박근혜 동지, 김진태 동지, 이노근 동지, 함께 태극기가 넘실대는 세상을 건설하자”고 조롱했다.

김 PD의 한국당 입당 소식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SNS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김 PD는 페이스북에 “자유당 대권후보 중 누가 입당만으로 실시간 검색어 1등을 해봤나. 시대가 나를 부르고 있다”, “언론이 은폐하고 권력이 호도하면 국민 304명이 죽어도 그리고 그 죽음의 비밀을 감춰도 선택받는 정당, 정치를 해도 이 정당에서 했어야 했다. 누워서 떡먹는 정치! 출세를 하려면 자유당에서!” 등의 글로 한국당을 조롱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당은 불과 반나절여 만에 김 PD를 제명했다. 한국당 경기도당 윤리위원회가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제명 처분을 의결한 것. 

▲ 팟캐스트 김용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 김용민 PD. 사진=이치열 기자
▲ 팟캐스트 김용민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는 김용민 PD. 사진=이치열 기자
윤리위는 김 PD가 입당 뒤 당을 조롱하는 글을 올려 품위를 지키지 못한 점, 당의 공식 약칭이 아닌 ‘자유당’을 사용하는 등 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점을 제명 이유로 들었다.

김 PD는 제명과 관련해 “결단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명 결정 취소 및 당원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입당이 어디 장난인가”라고 글을 남겼다.

김 PD의 입당과 제명 해프닝에 대해 지지자 다수는 “통쾌하다”는 반응이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는 “역시 김용민은 기발하다”고 추켜세웠고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김 PD 페이스북에 “제명 처분 이유로 든 △당원 품위유지의무 위반 △당에 대한 명예 훼손 △국민 선동을 통한 민심 이탈 유발 등의 사항은 전부 박근혜에게 해당되는 것 아닌가”라고 한국당을 비판했다. 

언론들도 “‘나꼼수’ 김용민, 자유한국당 입당 직후 제명 조치”, “자유한국당, ‘나꼼수’ 김용민 제명…“소송 제기””, “‘나꼼수’ 김용민, 한국당 입당 반나절 만에 제명 조치” 등 집중적으로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반면 일부 야권 성향 지지자들은 ‘가벼운 처신’이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김아무개씨는 김 PD 페이스북에 “정권 교체를 간절히 바라신다면 이런 식의 가벼운 처신은 그만두시라”며 “자유당은 용서받을 자격도 존중될 품격도 없는 집단이지만 그들에게 최소한의 조롱도 삼가해야 되는건 바라보는 국민 시선이 있기 때문”이라고 글을 남겼다. 

김씨는 “2012년 질 수 없는 선거의 역전패 원인을 제공하신 분의 행동치곤 전혀 자기성찰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진흙탕 싸움에 본질을 흐리는게 저들의 필살기인데 김용민 선생님은 결국 그들의 수작에 정당성만 부여하는 행위를 하시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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