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활동 전력으로 논란을 부른 KBS 기자가 최근 취재부서에 배치된 것과 관련해 KBS 여성협회가 인사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KBS 여성협회는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사회와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왜곡된 자가 사회를 말하는 취재부서에 입성했다”며 “의도적으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의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KBS 구성원이어서는 안 된다는 직원들의 외침은 완전히 묵살 당했다”고 비판했다.

2015년 1월 공채 기자로 KBS에 입사한 이 기자는 일베 활동 전력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컸다. 그는 지난해 3월 보도본부 발령(뉴스제작2부·비취재부서)을 받은 뒤 이번 인사를 통해 취재부서인 사회2부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 기자는 2014년 일베 게시판에 “생리휴가는 사용 당일 착용한 생리대를 직장 여자 상사 또는 생리휴가감사위원회(가칭)에 제출하고 사진자료를 남기면 된다” 등의 여성 혐오성 글을 올린 적이 있고 “여자들은 핫팬츠나 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공연음란 아니냐”, “밖에서 몸까고 다니는 X이면 모텔가서 함하자 하면 X XX 같은데”라며 반사회적 주장을 쏟아낸 바 있다. 

▲ KBS 내 직능단체들이 2015년 3월 ‘일베’ 활동으로 논란을 빚은 이아무개 기자의 임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정철운 기자
▲ KBS 내 직능단체들이 2015년 3월30일 ‘일베’ 활동으로 논란을 빚은 이아무개 기자 임용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정철운 기자
KBS 여성협회는 “‘일베’기자의 인사 발령 때마다 공영방송의 존립과 수신료의 가치, 그것을 이뤄갈 KBS 구성원의 도리가 무엇이어야 할지 경영진에 물었지만 우리는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며 “회사는 제도와 원칙이라는 기준 아래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자 하는 불통만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KBS 여성협회는 “여전히 ‘일베’ 기자 논란은 진행형이며 아무것도 해결하지 않는다면 그 논란은 영원히 진행형이 돼 KBS를 기준 짓는 잣대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며 “회사는 ‘일베’ 기자의 취재부서 발령을 철회하고 모든 직원들이 납득할 만한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 기자가 수습에서 정사원으로 임용될 당시 KBS는 “문제가 된 수습사원 평가 결과가 사규 기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외부 법률자문에서도 임용을 취소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이번 건을 계기로 채용과 수습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기자의 취재부서 배치와 관련해 KBS 관계자는 언론에 “인사절차에 따라 본인의 희망과 부서장의 선택에 의해 이뤄진 인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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