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는 “가계 통신비 경감”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핸드폰 요금은 여전히 비싸다. 통신3사 구조에서 시장 자율에 맡겨서는 핸드폰 요금이 떨어지거나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16일 발표한 ‘2016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는 이동통신시장을 가리켜 “경쟁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용자들이 요금, 품질 등의 혜택을 보려면 통신3사가 경쟁을 해야 하는데,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보고서는 이동통신시장에서 “특히 1위와 2, 3위 사업자 간 영업이익 격차가 큰 게 투자 및 요금 인하 여력 등에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 경쟁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SK텔레콤을 이동통신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2, 3위 사업자가 4위 사업자의 압박을 받지 않는 점도 요인으로 지적했다. SK, KT, LG의 5:3:2 구조가 고착화된 게 문제인 것이다.

▲ 서울 시내 통신대리점. 사진=연합뉴스
▲ 서울 시내 통신대리점. 사진=연합뉴스

물론, 2015년에 비해 시장점유율 격차 등에서 일부 개선이 이뤄지긴 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정부의 알뜰폰 정책이 활성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시장의 경쟁이 활발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스마트폰 중심의 일반 이동통신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없다.

보고서는 대책으로 이동통신시장에 3사 외에 '신규 사업자가 등장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현실성이 낮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금까지 7차례나 제4이동통신사 허가 심사를 추진했으나 선정된 회사는 없었다. 통신사 진출을 하려면 이미 시장을 삼킨 통신3사와 경쟁을 해야 하는 데다 전국에 망을 구축하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기업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

보고서는 가장 논란이 되는 결합상품 문제에 대해서는 판단을 하지 않았다.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결합상품이 타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여전히 상반된 해석이 가능해 향후 지속해서 관련 시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다.

통신사가 유료방송시장인 IPTV에 진출하면서 핸드폰과 TV를 묶는 결합상품을 팔아 불공정한 경쟁을 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통신사인 SK텔레콤이 케이블업체인 CJ헬로비전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국면에서도 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방송시장으로 전이가 되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보고서는 통신사와 달리 포털의 ‘불공정’행위는 없다고 판단했다. 검색 서비스 이용이 개별 서비스 선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수행했으나 특별한 불공정 행위 가능성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포털은 무료 서비스이고, 한 이용자가 여러 포털을 이용할 수 있고, 특정 포털에 접속한다고 해서 해당 포털 내 서비스만 주로 이용하는 등의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포털 광고에 대한 이용자 불편은 컸다. 보고서는 152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네이버 이용자 75.4%, 다음 이용자 63.1%가 검색결과에 광고가 포함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 같은 광고가 이용을 방해한다는 응답은 유선 인터넷 기준 네이버 55.9%, 다음 54.6%, 구글 39.3% 순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